[현장엿보기] 해외동포 부동산 투자 발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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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시중은행 프라이빗 뱅킹(PB)센터는 요즘 해외 동포들의 부동산 투자 상담으로 분주하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내 PB고객이 해외로 휴가를 떠난 반면 동포들은 자녀 방학과 휴가를 틈타 귀국해 한국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재테크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해외 동포들의 경우 특히 국내 부동산에 강한 애착을 보이지만 정보가 어두워 전문가들의 자문이 필수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요즘 일주일에 두 세건 정도는 해외 동포들의 부동산 투자를 상담한다"며 "외국은 우리보다 예금금리가 더 낮거나 마이너스 금리인 경우가 많아 국내 부동산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세금이 많고 정확한 외국 부동산보다는 합법적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절세가 가능한 한국시장에 투자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주로 매도보다 매수에 관심을 갖는 것도 특징이다.

PB는 은행마다 서비스에 차이가 있지만 고객이 갖고 있는 부동산의 가치와 장래성 등을 평가해 매각 혹은 보유 여부를 판단해주거나 투자할 만한 상품을 구체적으로 추천해 주기도 한다.

동포 PB고객에게 인기 있는 부동산은 땅과 상가로 투자금액은 20억~40억원대가 가장 많다. 상가는 임대수입을 목적으로, 땅은 자녀들 상속.증여용으로 산다는 것. 영구 귀국을 염두에 둔 사람들은 강남권 아파트나 재건축에도 관심을 갖는다고 은행 PB들은 전한다.

실제 한 시중은행의 최근 상담 내용을 보면 캐나다의 한 동포가 경기도의 땅 두 곳과 강남의 아파트 한 채 처리 문제를 상담했고, 미국에 사는 모 기업인은 서울 삼성동의 한 아파트를 눈여겨뒀다가 귀국과 더불어 매입하려 했지만 원하는 동호수가 나오지 않아 거래가 이뤄지지 못했다.

국내에 20여개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또다른 투자 대상을 물색하러 온 홍콩의 여성 사업가도 있다.

하나은행 오미라 PB팀장은 "해외 동포들이 국내에 보유한 부동산을 흔히 친인척에게 맡기는데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매도 타이밍을 놓쳐 재테크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본점 PB고객의 부동산 투자 상담을 맡고 있는 유니에셋 이왕범 상무는 "개인은 물론 기업 비즈니스 차원에서 부동산 투자에 접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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