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리포트] 월급 30년 모아야 집 1채, 결혼자금 마련엔 16년…YOLO는 절망의 다른 표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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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욜로족의 등장은 저성장 사회의 단면이기도 하다. 2030 세대엔 ‘아무리 아껴도 부모님 세대만큼 살기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2015년 기준 임금 근로자의 평균 연봉(3281만원)과 1인 가구의 1년간 서울 평균 생활비(1620만원)로 주택과 자녀 양육 비용, 결혼 비용을 마련하기까지 드는 시간을 계산해봤다. 지난해 6월 기준 서울의 평균 집값은 5억198만원이다. 1인 가구로 따졌을 때, 생활비를 뺀 모든 연봉을 ‘30년’ 모으면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 [5억198만원÷(3281만원-1620만원)=30.2년]

주택 구입은 포기해도 아이는 포기할 수 없다면 어떨까. 2012년 기준으로 자녀 한 명을 대학 졸업 때까지 양육하는 비용은 22년간 3억896만원이다. 생활비를 고려하지 않을 때 맞벌이 가구는 약 ‘5년’ 벌이를 몽땅 모으면 자녀 한 명을 키울 수 있다. [3억896만원÷(3281만원X2)=4.7년] 생활비까지 따지면 기간은 늘어난다. 혼자 벌거나 자녀가 두 명이면 기간은 두 배가 된다.

으레 ‘때 되면 하는 것’이라 여겨지던 결혼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평균 결혼자금은 주택마련자금을 포함해 2억7400만원이다. 생활비를 뺀 돈을 ‘16년’ 쏟으면 결혼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2억7400만원÷(3281만원-1620만원)=16.4년] 사회 초년생의 연봉이 낮은 걸 생각하면 기간은 더 길어진다. 욜로족을 키워드로 꼽은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시대에 미래를 향한 기대를 접은 현대인들의 절망의 외침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윤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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