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5명 중 4명이 경제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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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 중앙통신은 18일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방중한 수행원 명단을 발표했다. 박봉주 내각 총리와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박남기.이광호 노동당 부장(장관급), 노두철 내각 부총리 등 5명이다. 이 가운데 강석주를 뺀 4명은 모두 경제 관료다. 박봉주 총리는 관료 출신으로 북한 경제 운용을 총지휘하고 있다. 박남기는 2002년 10월 경제시찰단의 일원으로 남한을 방문했다. 이광호는 당 과학기술 담당 부장이다. 노두철 부총리는 내각 차원의 경제 실무책임자다. 지난해 12월 베이징(北京)에 가 북.중이 유전을 공동 개발키로 합의했다.

한마디로 김 위원장은 당과 내각의 경제 분야 책임자들을 이끌고 8박9일간 중국의 경제특구들의 발전상을 확인했다. 일종의 '집단 경제학습'이다. 북한 전문가인 정창현 국민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2002년 중단됐던 신의주 특구 개발 프로젝트를 재추진할 공산이 있다"고 말했다. 또 신의주 인근에 제3의 경제특구를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을 수행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은 중국 측과 6자회담 재개 방안을 집중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강석주는 94년 1차 핵위기 이후 10년 넘게 핵 문제를 다뤄온 외교 브레인이다.

이밖에 김영춘 총참모장 등 군부 인사들도 상당수 수행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김 위원장 일행은 광저우(廣州)에 도착했을 때 50여 대의 차량에 분승했다. 수행원 규모를 100명 안팎으로 보는 근거다. 그러나 발표된 수행원 명단에 군부 인사는 없었다. 이는 이번 방중 의제에 군사 문제가 포함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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