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토장 된 골든 글로브…트럼프는 “영화계는 원래 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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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조연상을 받은 영국 배우 휴 로리. 그는 수상 소감에서 “트럼프 시대에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중앙포토]

제74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조연상을 받은 영국 배우 휴 로리. 그는 수상 소감에서 “트럼프 시대에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중앙포토]

9일(한국시간) 열린 제74회 골든 글로브 시상대에 선 수상자들이 잇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비난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이들에 대해 “영화계는 원래 좌파”라고 받아쳤다.

이날 오전 열린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사회를 맡은 미국의 인기 코미디언 지미 팰런부터 트럼프 때리기에 나섰다. 지미 팰런은 시상식 초반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미국에서 아직 직접선거의 정신이 살아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미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총득표수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약 290만 표 뒤지고도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비꼰 표현이다.

이어 세실 B. 드밀상을 받은 메릴 스트립은 6분간 이어진 수상 소감에서 “지금 이곳 시상식장은 미국에서 가장 비난받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며 “바로 외국인과 언론계 종사자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무례는 무례를 부르고 폭력은 폭력을 부른다”며 “권력이 소수자를 괴롭히는 데 쓰이면 안 된다”고 했다. 스트립은 연설 내내 트럼프 당선인의 이름을 직접 입에 올리진 않았지만 그의 반(反)이민 정책들을 언급하며 그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최우수조연상을 받은 영국 배우 휴 로리 역시 수상 소감에서 “트럼프 시대에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사이코패스 억만장자에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도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뉴욕타임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골든 글로브상 수상자들의 발언들에 대해 “힐러리 사랑꾼들 잔치”라며 “영화계 사람들이 좌파 성향이 강한 것은 이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45대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의 공식적인 임기는 오는 20일부터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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