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인자 최용해, 3년만의 단독 현장시찰 나선 곳 보니, '혁명의 성지' 삼지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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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2인자로 통하는 최용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약 3년만에 단독 ‘현지료해’에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6일자 2면 하단에 최 부위원장이 황해제철연합기업소를 찾아 관계자들에게 설명을 듣는 사진과, 제철소 현장 사진 두장과 함께 이 소식을 전했다.

현지 시찰에 해당하는 ‘현지료해(파악)’를 단독으로 한다는 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임이 특별하다는 의미다. ‘현지료해’는 김정은만 할 수 있는 ‘현지지도’의 하위 개념으로, 내각 고위급이 현장을 방문하는 정책 지도 방식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용해는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총정치국장 타이틀을 달고 지난 2012년 4월부터 약 2년 간 9차례의 현지료해에 나섰다. 2013년 11월6일 마식령 스키장 건설과 2014년 1월15일 김정숙 평양방직공장 합숙건설장, 2014년 3월22일 위성과학자거리 건설장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김정은이 큰 관심을 보이며 주도해온 사업이다.

최용해는 그러나 지난 2015년 10월 이후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추며 숙청설이 나돈 뒤 지난해 1월 복귀한 뒤에도 현지료해엔 나서지 않아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 현지료해에 나서고, 그 소식을 노동당 기관지가 보도한 것을 두고 그의 위상이 굳건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용해가 현지료해에 나선 장소도 주목된다. 노동신문은 최용해가 “혜산-삼지연 넓은 철길 건설장에 보내줄 중량레루(레일) 생산정형을 료해(파악)하였으며 생산적 앙양을 일으키고 있는 이곳 노동계급을 고무해 주었다”고 전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삼지연’이라는 지명이다. 이 곳은 김정은이 ‘혁명의 성지’로 부르며 정치적 본거지로 삼고 있는 지역이다.

노동신문도 6일 삼지연을 두고 ”혁명의 성지답게 본보기군, 표준군으로 훌륭히 꾸리는데 황해제철연합기업소가 맡고 있는 임무의 중요성이 강조됐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지난달 28일에도 최용해와 함께 삼지연을 방문해 정책을 구상했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전했다.<본지 1월4일자 3면> 김정은이 고모부 장성택 처형이라는 카드를 던지기로 결심한 곳도 삼지연이었다. 이를 두고 정부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최용해가 김정은의 삼지연 구상을 구체화하는 모양새”라고 풀이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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