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 관광 잠정 중단"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5일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 회장의 사망을 이유로 금강산 관광의 잠정 중단과 함께 경협 합의서 발표, 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 등 경협 관련 합의사항 이행을 미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이런 결정에 따라 현대의 대북사업은 물론 경제협력을 주축으로 한 남북 관계도 당분간 소강상태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5일 북한 관영 중앙통신에 따르면 아태평화위원회 대변인은 4일자 성명에서 "조의 기간을 포함해 일정한 기간 금강산 관광을 임시 중단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면서 "금강산 관광을 포함한 북남 협력사업들은 그 전도를 예측할 수 없는 일대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북남 사이의 화해와 단합.경제협력을 위해 커다란 공헌을 한 정몽헌 회장 선생의 뜻하지 않은 사망은 실제에 있어 자살이라고 할 수 없다"며 "그것은 북남 관계 발전을 달가워하지 않는 한나라당이 불법.비법으로 꾸며낸 특검의 칼에 의한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을 중단없이 계속하는 것이 고인의 뜻"이라며 예정대로 진행해 줄 것을 이날 북측에 요청했다.

5백62명의 관광객을 6일 예정대로 보낸다는 방침이다.

또 북한은 전화통지문을 우리 측에 보내 "6일로 예정된 투자보장 등 4대 경협 합의서 발표 통지문 교환과 7일부터 개성에서 열려던 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을 鄭회장 장례식 이후로 미루자"고 통보해 왔다.

북한은 아태평화위 등의 명의로 유가족과 현대아산 측에 각각 조전을 보냈으나, 鄭회장의 장례식에 조문단을 파견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통보해 왔다. 대신 북한은 평양과 금강산에서 자체적으로 대대적인 추모행사를 열기로 했다.

한편 현대자동차 고위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은 이미 여러 차례 자동차 산업에만 전념하겠다고 강조했는데, 정몽헌 회장의 사망 이후에도 이 같은 방침은 계속 유지된다"며 대북사업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밝혔다.
이영종.강병철.정용수 기자yjl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