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 '음주운전' 강정호 대신 김하성 선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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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선수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강정호(피츠버그) 대신 김하성(넥센), 강민호(롯데) 대신 김태군(NC)이 28인 명단에 뽑혔다.

김인식(70) 야구대표팀 감독은 4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WBC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고 엔트리 변경을 논의했다. 김 감독은 "강정호는 불미스러운 일로 최종명단에서 제외했다. 대신 김하성을 선발했다. 또 포수 강민호가 어제 정밀검진 결과 무릎 수술까지 고려하고 있어서 엔트리에서 뺐다. 대신 김태군을 넣었다"고 했다. 강정호는 지난달 2일 음주 뺑소니 사고로 불구속 입건됐다.

가장 큰 관심을 모든 오승환(세인트루이스) 합류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50인 예비 명단에도 넣지 않았다. 오승환은 왼 팔꿈치 수술을 결정한 김광현(SK) 대신 선발될 것으로 보였다. 김 감독은 "오승환은 필요한 선수다. 하지만 아직 선발 자원이 더 필요한지, 마무리 자원이 필요한지 결정을 내지 못했다. 선발 자원인 양현종(KIA)의 합류 여부가 결정이 돼야 한다"고 했다. 양현종은 현재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재활 중이라고 한다.

오승환은 선발하는 데에는 반대 여론도 고려해야 한다. 오승환은 지난해 초 법원으로부터 원정도박 혐의로 벌금형(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오승환에게 '한국 복귀 시 7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대표팀 선발과 관련한 제재가 따로 있었던 건 아니지만 김 감독은 여론을 의식해 오승환을 뽑지 않았다.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선수들의 합류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추신수(텍사스)와 김현수(볼티모어)의 합류가 확실하지 않다. 김 감독은 "추신수는 팀 내에서 고액 연봉자인데 수술을 한 경우가 구단이 참가를 막고 있다. 본인은 오고 싶다고 하지만 분위기상으로는 구단 의견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한다. MLB 1년차인 김현수도 구단에서 말리고 있는 입장이다. 그래도 본인이 나오겠다고 하면 나올 수는 있지만, 구단 의견을 안 들었을 경우 나중에 불이익이 생길 수도 있어서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MLB 사무국과 구단, MLB 선수 노조는 WBC 출전에 대한 협의가 이달 말에 결정이 날 예정이다. 대표팀 코칭 스태프는 11일에 선수들과 직접 대면한 후, 선수 선발에 재논의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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