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경기 회복 힘받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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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경기가 9~10월께 본격 회복 단계에 들어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컴퓨터 하드웨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으며, 반도체 가격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IT 관련주의 주가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반도체 등 IT가 국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들어 IT경기 회복이 주가의 추가 상승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시화되는 IT경기 회복=반도체 관련 조사기관인 WSTS에 따르면 지난 6월 전 세계 출하액은 전달보다 21.8%,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9.5% 늘어난 1백45억달러였다.

국내 업체가 많이 생산하는 D램 출하액도 전달보다 5.7%, 전년보다 1.8% 늘었다. 반도체산업협회(SIA)도 3분기 세계 반도체 매출 전망을 기존 전망치보다 0.5~1%포인트 높였다.

세계 IT경기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의 상황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JP모건은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컴퓨터 하드웨어에 대한 지출이 전년보다 13.5% 늘어났으며, 이는 IT경기와 투자가 본격 회복 단계에 들어간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IT부문의 출하 증가율이 재고 증가율을 넘어섰으며, 특히 수출 부문의 출하는 2000년 9월 이후 최고치인 17.8%를 기록했다.

삼성증권 정현 연구원은 "7월 초만 해도 IT경기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회복 전망이 늘고 있다"며 "다만 그 시기가 조금 더 빨라지느냐 늦어지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말했다.

◆IT 관련주도 강세=5일 증시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보다 6천5백원(1.5%) 오르며 연중 최고치인 42만8천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4월 24일 기록한 최고치(43만2천원)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하이닉스반도체(10.4%).아남반도체(1.7%) 등도 올랐다. 또 신성이엔지.라셈텍.에스티아이 등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주가도 오름세를 유지했다.

이와 관련, 대우증권은 "반도체.LCD.반도체 장비업종이 5월 이후의 주가 상승 부담이 있지만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주가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증권은 IT하드웨어 부문에서 삼성SDI.삼성전자.KEC.LG전자를 유망주로 꼽았다.

현대증권과 삼성증권은 "휴대전화.반도체의 대중국 수출 호조에 따라 하반기 IT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주가 조정시 우량 IT주를 분할 매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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