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헌재소장 신년인사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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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헌법과 투명한 법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겠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심리하는 헌법재판소 박한철 소장은 30일 2017년 정유년(丁酉年)신년사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심리가 헌정질서에서 가지는 중차대한 의미를 잘 알고 있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최근 나누고 겪은 여러 논의와 경험들은 법치주의를 한층 더 정착시켜 나가는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박 소장은 헌법 가치에 대한 확고한 믿음도 드러냈다. 그는 “2016년은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격동의 한 해 였다”며 “헌법재판 제도를 마련해 둔 우리 헌법 체제의 튼튼함과 국민의 신뢰가 적지 않기에 이 상황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헌법질서가 확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소장은 또 “2017년 새해는 헌법의 가치와 정신에 따라 나라와 사회가 통합되고,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는데 마을을 합치는 밝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양승태 대법원장도 새해 인사를 전했다.

양 대법원장은 "(대한민국은) 격심한 정치적 혼란을 겪으면서도 높은 준법의식과 성숙한 국민의식을 대내외에 보여줘 국제적으로 부러움과 놀라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새해에도 국민모두가 선진 민주국가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들의 목소리의 귀 기울이겠다는 다짐도 내놓았다. 양 대법원장은 “급속한 발전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첨예화됨에 따라 분쟁과 갈등이 폭증하고 있다”며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재판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국민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또 “신중함과 엄정한 판단으로 법치주의를 정착시켜 사법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원칙과 상식, 정의가 살아 숨 쉬는 사회를 만드는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신년인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맞아, 헌법재판소 구성원 모두와 함께 국민 여러분께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 국민 여러분의 가정에는 기쁨과 행복이 충만하고, 우리 사회에는 새로운 화합과 평화의 기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2016년은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격동의 한 해였습니다.

이러한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 어려운 시험대에 올라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의 최고 가치는 ‘인간의 존엄과 국민 행복, 국가 안녕’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또한 헌법은 국가 통합의 지향점이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이며 희망의 출발점입니다.

사회적ㆍ정치적 이견과 분쟁에 대하여 헌법의 틀 안에서 최종적인 답을 구하는 헌법재판 제도를 마련해 둔 우리 헌법 체제의 튼튼함,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판단과 역량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작지 않기에, 요즈음의 이러저러한 상황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헌법질서가 확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심리가 우리 헌정질서에서 가지는 중차대한 의미를 잘 알고 있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헌법을 지키고 그 참뜻을 구현하는 방안에 대하여 고심하고 또 고심하면서, 국민 여러분의 믿음에 부응하여 헌법재판소가 맡은 역할을 책임있게 수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헌법을 수호하는 최고의 기관으로서 헌법재판소는 오직 헌법에 따라, 그리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법절차에 따라, 사안을 철저히 심사하여, 공정하고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겨레는 늘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어려움을 슬기롭고 부지런히 헤쳐 나가며, 세계 속에 대한민국을 우뚝 세워 왔습니다.

최근 우리가 나누고 겪은 여러 논의와 경험들은 앞으로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루며,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더 한층 확고하게 정착시켜 나가는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의견이 조화롭게 살아 숨쉬고, 사랑과 따뜻함, 관용으로 서로를 감싸 안는 토대 위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구현되는 진정한 복지국가를 이룩하기 위하여, 앞으로 국민 모두가 지혜와 힘을 모아 나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항상 믿음을 가지고 헌법재판소를 지켜보아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2017년 새해는 헌법의 가치와 정신에 따라 나라와 사회가 통합되고,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는데 마음을 합치는 밝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새해에는 나라의 모든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국민들 모두 평안하고 행복하시기를 다시 한 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신년인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17년 정유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든 사법부 가족과 함께 국민 여러분께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에는 여러분이 바라는 소망이 모두 이루어져 항상 기쁨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나라는 안팎의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부문에서 성장과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습니다. 특히 과거에 보지 못한 격심한 정치적 혼란을 겪으면서도,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의 높은 준법의식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성숙한 국민의식을 대내외에 보여줌으로써 우리 스스로 자부심과 긍지의 원천이 됨과 동시에 국제적으로도 부러움과 놀라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새해에도 적지 않은 난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겠지만, 어떠한 역경도 슬기롭게 극복해왔던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바탕으로, 국민 모두가 화합하고 단결함으로써 번영과 안정 속에서 선진 민주국가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70여 년 동안의 급속한 발전 과정에서, 복잡?다양해진 경제적?계층적 이해관계가 날이 갈수록 첨예화됨에 따라 분쟁과 갈등이 폭증하고 그 해결 또한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사법부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재판의 전문성을 한층 강화하고, 국민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낮은 자세로 귀 기울이겠습니다. 또한 사법부의 중핵이라고 할 수 있는 재판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고히 함과 동시에 신중하면서도 엄정한 판단으로 법치주의를 정착시킴으로써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사법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원칙과 상식, 그리고 정의가 살아 숨 쉬는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새해에도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사법부로 거듭나기 위한 사법부 구성원들의 진심과 노력을 애정 어린 눈길로 바라보아 주시고, 저희의 노력이 소중한 결실을 맺어 우리 사회 곳곳에 법의 지배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항상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서준석 기자 seo.jun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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