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키워드로 보는 사설

친박과 박근혜 대통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친박이라는 용어는 2004년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2012년 새누리당으로 개칭) 대표로 활동하면서 등장했다. 2007년부터는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정치인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었으며, 친박계는 한나라당의 계파로 부상했다.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후보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서청원·홍사덕 의원 등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미래한국당에 입당했고, 이후 총선에서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 당명을 ‘친박연대’로 변경했다. 총선 이후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탈당자의 복당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후 입장을 선회해 복당을 허용했다. 친박연대는 당명을 ‘2010년 미래희망연대’로 바꾸었고, 같은 해 한나라당과 합당했다.

이명박 정부 후반기 친이계의 쇠퇴로 친박계는 분화하기 시작했으며,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분화가 가속화되었다. 원박(원조친박), 범박(범친박), 구박(舊朴), 신박(신친박), 복박(돌아온 친박), 홀박(홀대받는 친박), 종박(從朴), 월박(越朴), 멀박(멀어진 친박), 짤박(잘린 친박), 옹박(박근혜 옹위) 부대 등 분화된 친박을 칭하는 다양한 파생 용어가 등장했다. 원박은 2007년 박근혜 당시 경선 후보를 지지한 정치인을 가리키는 말이며, 복박은 박근혜 후보가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패배한 이후 박근혜와 정치적으로 멀어졌다가 다시 친박으로 복귀한 자를 말한다. 월박은 친이계(친이명박계)였으나 친박계로 넘어온 자를 뜻한다. 구박이란 2007년부터 박근혜를 보좌한 자를 말하며, 이에 대응되는 신박은 2010년 이후부터 친박에 편입한 자를 말한다. 멀박은 원박이었다가 정치적으로 멀어진 자를 말하며, 이후 이들이 새누리당 비박계의 핵심 세력을 형성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11월 10일 국무회의에서 국회를 겨냥해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한 이후에는 진박(진실한 친박)과 가박(가짜 친박)이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은 더욱 증폭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