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5차 청문회]우병우 시종일관 모르쇠…각종 의혹은 부인 “민정수석으로 할 일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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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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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회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시종일관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날 청문회는 우병우 전 수석에 질문이 집중됐지만 그는 별다른 동요없이 각종 의혹에 대해 일관되게 부인했다. 결국 이날 5차 청문회는 알맹이 증언이 없어 헛바퀴만 돌았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에 대해 모른다고 응답했다. 최씨와 관련된 혐의에 부인하고 “현재도 모른다. 언론에서 봤다”고 대답했다. 정유섭 의원(새누리당)은 이날 첫 질의에서 “국민이 최순실 사태에 왜 분노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우 전 수석은 “그 부분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입을 닫았다.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 유용 의혹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날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우병우 전 수석의 장모 소유인 기흥CC 직원이 “우병우를 최순실이 꽂아줬다”고 증언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년 전 광주지검의 세월호 사건 수사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압수수색 하지 말라고 전화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이 “최씨의 국정 개입을 사전에 막지 못한 것에 고의성이 있었나”라고 묻는 질의에는 “그냥 민정수석으로서 일을 했다. 저의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청문회 출석 회피에 대한 질타에는 “그런 적 없다”고 응답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 전 수석이 그동안 청문회 출석 요구를 피해 온 것을 지적하며 “현상금 2000만원이 무서워서 이제야 나왔느냐”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민정수석을 그만두고 취재진이 집 주변에 계속 진을 치고 있었다. 취재진을 피해 있었던 것이지 국회 출석 요구를 피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이 우 수석의 답변 태도를 지적했다. 이날 우 전 수석은 새누리당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정윤회 문건의 폭로자 김씨를 아느냐”는 질문에 아무 대답을 하지 않고 메모지에 뭔가를 적었다. 이 모습을 본 김성태 국정조사위원장이 “왜 계속 메모하는 자세를 취하느냐. 자세를 바로 하라”고 지적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박 대통령에 대해 존경의 뜻을 표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하느냐”고 묻자 우 전 수석은 “존경한다. 제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들어와 수석이 된 이후 직접 통화도 했는데 항상 국가와 국민을 위해야 한다고 했고, 그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간호장교로 근무했던 조여옥 대위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미용 시술 의혹을 제기했지만 조 대위는 “세월호 당일 대통령 본 적 없다. 개인적인 정보라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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