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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에 동그라미 필수…내년에 '별 볼일 있는 날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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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방랑자' 혜성이 기다리던 태양을 만나고, 별똥별이 우수수 쏟아진다. 서울 하늘에서 맨눈으로 월식을 볼 수 있는 등 다양한 우주쇼가 벌어질 전망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1일 ‘2017년 주요 천문현상’을 발표했다. 당장 다음달 3일에는 별들이 쏟아지며 정유년(丁酉年)을 축하한다. 이날 쏟아지는 ‘별에서 온 그대’의 이름은 사분의자리(Quadrans Muralis·현재 용자리 인근 별자리)유성우다. 페르세우스자리유성우(8월)·쌍둥이자리유성우(12월)와 함께 3대 유성우로 꼽힌다.

한국천문연구원은 “3일 밤 11시에 가장 많은 별을 볼 수 있다. 달빛이 희미해 유성을 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떨어졌던 사분의자리유성우 [한국천문연구원]

지난 1월 떨어졌던 사분의자리유성우 [한국천문연구원]

1월 사분의자리 위치 [한국천문연구원]

1월 사분의자리 위치 [한국천문연구원]

유성우는 내년 10월22일 자정에도 쏟아진다. 이때 쏟아지는 별은 오리온자리 유성우다. 그리스신화에서 오리온은 ‘달의 연인’이다.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와 오리온은 연인이었지만, 계략에 빠진 아르테미스가 화살로 오리온을 쏘아 죽인다. 슬픈 신화를 담은 별자리에서 찾아올 유성을 지구에서는 시간당 20개까지 볼 수 있다. 운이 좋다면 3분에 한번씩 별을 보며 소원을 빌 수 있다는 뜻이다.

10월 오리온자리 유성우 [한국천문연구원]

10월 오리온자리 유성우 [한국천문연구원]

내년 8월 8일 오전 2시22분에는 ‘해를 품은 달’도 볼 수 있다. 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에 들어가, 지구의 그림자가 달의 일부를 가리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월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메리카 대륙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볼 수 있지만, 특히 서울에서는 맨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쉽게 관찰할 수 있다는 게 한국천문연구원의 전망이다. 지구 그림자가 달을 가장 많이 가리는 시점은 새벽 3시 21분이고, 새벽 4시 19분 월식 현상이 끝난다.
 따듯한 봄바람이 불면 떠돌이 방랑자 혜성도 헤어졌던 태양을 만날 수 있다. 내년 3월 10일 오전 2시 24분 '엥케혜성'이 태양과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인 '근일점'을 통과한다. 엥케혜성 주기는 3.31년으로 주기가 가장 짧은 혜성 중 하나로 꼽힌다. 아쉽게도 근일점 통과 순간은 우리나라에서 관찰할 수 없다. 다만 근일점을 향해 엥케혜성이 달려가는 모습은 2월 말 천체망원경으로 관측이 가능하다.

3월 엥케혜성 [NASA JPL]

3월 엥케혜성 [NASA JPL]

내년 6월 15일 초저녁엔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갈릴레이의 심정으로 하늘을 바라보자. 1609년 토성을 최초로 발견했던 갈릴레이처럼 남동쪽 하늘에서 토성 볼 수도 있다. 이날 태양-지구-토성이 일렬로 정렬해 있어 밤새도록 토성을 관측할 수 있다. “천체망원경을 이용하면 토성 고리까지 보인다”는 게 한국천문연구원의 설명이다.

6월 토성의 충 원리 [한국천문연구원]

6월 토성의 충 원리 [한국천문연구원]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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