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커제 9단 대결 성사될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브린(左), 피차이(右)

브린(左), 피차이(右)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 등이 중국기원을 방문해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알파고’의 다음 상대를 물색했다.

구글 측 브린·피차이 중국기원 방문
자신만만하던 커제, 최근 태도 바꿔

13일 중국의 신랑왕(新浪網·시나닷컴)에 따르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중국 베이징의 중국기원을 방문해 녜웨이핑 9단과 면담을 가졌다. 중국의 기성(棋聖)이라 불리는 녜웨이핑 9단은 중국바둑협회 부주석 겸 기술위원회 주임을 맡고 있다.

브린 등의 정확한 방중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알파고와 커제 9단의 대국 협상이 목적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중국 바둑 국가대표팀 매니저를 맡고 있는 화쉐밍 7단은 “구글 측에서 알파고와 커제 9단의 대결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중국 정부에서 대결을 수락하는 결정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알파고 개발자인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지난달 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내년 초 알파고의 재대결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구글 딥마인드 개발자인 아자황 박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알파고가 6개월 전보다 훨씬 더 강력해졌으며 내년 초 대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초께면 알파고의 기력은 전 세계 어느 프로기사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딥마인드의 수석 개발자인 데이비드 실버는 지난해 한 대학 강의에서 알파고의 ELO 레이팅을 4500점대라고 밝힌 바 있다. ELO 레이팅은 승부 결과를 수치화한 점수로 세계 1위인 커제 9단이 3600점대다.

한때 알파고와의 승부에서 강한 자신감을 보였던 커제 9단은 최근 태도를 바꾸고 있다. 커제 9단은 지난 8일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시상식에서 “지금은 알파고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좀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 알파고와 대결한 이세돌 9단은 지난 13일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열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개막식에서 “올해는 알파고 대결 등 좋은 경험을 했지만, 심리적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운 한 해였다”며 “내년에는 은퇴를 전제로 배수의 진을 치고 승부에 임할 각오”라고 밝혔다.

정아람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