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매일유업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식품기업의 지주사 체제 전환 결정이 잇따르고 있다. 오리온과 매일유업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시장 정체에 경영효율 강화 겨냥
오리온 주식은 10분의 1 액면분할

오리온그룹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오리온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고, 보통주식 1주를 10주로 액면분할 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기업분할을 통해 ㈜오리온(가칭)을 식품 제조와 관련된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회사로 신설한다. 존속법인은 자회사 관리와 신사업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지주회사 ㈜오리온홀딩스(가칭)로 전환한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분할 비율은 0.34주 대 0.66주 수준이다. 최종 승인일은 제 61기 주주총회가 개최되는 내년 3월31일이며 분할 기일은 같은 해 6월1일이다.

주식 액면분할로 인해 ㈜오리온의 주당 가액은 기존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된다. 발행주식 총수는 600만8299주에서 6008만2990주로 10배 늘어난다. 주식 분할에 대한 승인 역시 주총날인 내년 3월31일 이루어질 예정이다.

오리온 재경부문장 박성규 전무는 “급변하는 국내외 식품시장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창립 60년 만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며 “주식 액면분할로 투자 기회를 확대하고, 거래 활성화 토대를 마련해 주주가치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매일유업도 지주회사 부문과 유가공 사업부문으로 회사를 인적분할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지주사 부문은 ‘매일홀딩스 주식회사(가칭)’로, 유가공 사업 부문은 ‘매일유업 주식회사(가칭)’으로 분할할 계획이다. 분할 비율은 존속회사인 ‘매일홀딩스 주식회사(가칭)’에 47.3%, ‘매일유업 주식회사(가칭)’에 52.7%다.

매일유업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경영 효율성과 투명성을 극대화하고, 장기 성장을 위한 기업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할 기일은 내년 5월1일이다. 회사분할 결정에 따라 매일유업의 주권은 23일 오전 9시까지 거래가 정지된다.

앞서 크라운제과도 지난달 21일 식품제조·판매를 담당하는 식품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해 신설회사를 설립하고, 존속회사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존속회사는 지주회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로 명칭을 바꾸고 투자와 브랜드 사업에 집중하며 신설회사 크라운제과는 식품제조와 판매 사업을 맡게 된다. 지난 7월에는 샘표식품이 지주사 전환을 위해 사업회사 샘표식품과 지주회사 샘표로 인적분할을 한 바 있다.

업계에선 시장이 정체된 식품업계 전반이 추가 투자처를 모색중인데, 이를 위해선 지주회사 체제가 유리하는 것이 이같은 움직임의 한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박애란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각각의 식품기업들이 분할과 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노리는 바가 달라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오리온은 국내와 해외사업을 나눠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위한 움직임, 매일유업은 경영권 강화를 위한 과정으로 분석된다”며 “반면 크라운제과의 지주사 전환은 경영권 승계에 대비한 측면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