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촛불집회] 청와대, 촛불집회 전날 홈피에 오보·괴담 대응코너 신설…네티즌 "반박은 개인 홈피에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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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라는 촛불집회를 하루 앞두고 청와대는 공식 홈페이지에 '오보·괴담 바로잡기' 코너를 신설했다.

청와대는 지난 18일 이 코너에서 박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전 차움병원을 이용할 때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여주인공 이름인 ‘길라임’을 사용했다는 보도와 관련, “길라임은 병원 간호사가 만든 가명”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바로 이 코너로 연결되는 큰 배너에는 "이것이 팩트입니다"라는 큰 글자와 함께 "오보와 괴담이 난무하는 시대, 혼란을 겪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팩트를 바탕으로 진실을 알려드린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청와대가 지난 18일부터 홈페이지에 `오보·괴담 바로잡기` 코너를 신설해 여러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청와대가 지난 18일부터 홈페이지에 `오보·괴담 바로잡기` 코너를 신설해 여러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샤머니즘과 연관있다는 의혹에 대해선 "박 대통령이 2015년 4월 25일 브라질 순방 중에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포럼'인사말에서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브라질 문호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를 인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또 '통일대박'이 최순실 아이디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용어는 중앙대 경영학부 명예교수이자 당시 민주평통자문위원인 신창민 교수의 책 ‘통일은 대박이다’에서 나온 것으로 최순실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대통령의 대포폰 사용 의혹에 대해선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지급하는 전화기 외에 다른 전화기는 사용하지 않는다", 최순실씨의 대통령 해외순방 동행 의혹 관련해선 "탑승자 명단 확인 결과 최씨는 없었다"고 해명하는 등 총9건의 해명글을 올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관련 각종 의혹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사실이 제대로 안 다뤄져 청와대가 직접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각각의 해명 글에 댓글을 달 수 있는 공간은 없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청와대의 이같은 해명에 대해 "반박은 개인 홈피에나 하라", "나라도 사적으로 운영하는데 국가 홈페이지쯤이야", "내가 낸 세금으로 이런 것 관리하나", "나머진 다 사실이란 뜻이냐" 등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지금까지 가장 큰 문제가 됐던 우리나라의 공적인 체계를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이용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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