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트럼프의 미국] “트럼프 되면 떠난다” 캐나다 이민국 사이트 마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미국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됐다. 각종 최초의 기록을 가진 두 후보의 혼전을 거듭한 대결은 결과마저도 모두의 예상을 깨는 것이었다.

미국 대선 이모저모
패배한 클린턴, 득표 10만여 표 앞서
승자 독식 탓, 선거인단 수는 뒤져

최종 승리는 도널드 트럼프가 가져갔지만 총 득표수에선 힐러리 클린턴이 앞섰다. 승자독식제에 따라 선거인단 수에 밀려 이기고도 진 결과가 나온 것이다. 개표율 92%를 기록한 미 동부시간 9일 오전 8시 현재 클린턴의 득표 수는 5913만 7473표로 5901만 35표를 얻은 트럼프를 약 12만 표 앞섰다. 미개표 지역이 클린턴이 우세한 서부에 몰려 있어 최종 결과에서도 클린턴이 앞설 것으로 보인다. 2000년 대선에서도 민주당 앨 고어는 전국에서 54만 표를 더 얻고도 전체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조지 W 부시에게 패했다.

한편 트럼프의 당선이 가시화되면서 8일(현지시간) 캐나다 이민국(CIC) 공식사이트가 접속 폭주로 마비됐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돌풍이 거세지면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민을 갈 것”이라고 던진 농담이 현실이 된 것이다. 뉴질랜드에서도 이민과 유학·비자 업무를 담당하는 공식 웹사이트 ‘뉴질랜드 나우’의 접속이 폭주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미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 e메일 재수사 방침을 발표해 여론조사가 출렁인 이후엔 미국인들의 거주·학생 비자 신청이 1593건으로 평소보다 50% 이상 늘었다.

트럼프의 차남 에릭은 자신의 투표용지를 트위터에 공개해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이날 뉴욕 맨해튼의 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아버지를 찍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기 전 촬영했다. 이 사진과 함께 그는 “아버지에게 투표해 영광이다. 아버지는 미국을 위해 훌륭한 일을 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뉴욕주는 투표소 또는 투표 내용이 담긴 투표용지의 인증샷 공개를 금지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에릭은 사진과 글을 삭제했다. 트럼프와 거리 두기를 했던 공화당 주요 인사들이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가 대선후보 표기 부분을 빈칸으로 남겼다고 전했다.

관련 기사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투표 뒤 ‘트럼프에 투표했냐’고 묻는 기자들에게 답하지 않았다. 앞서 조기 투표를 한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도 투표용지에 매케인 의원 이름을 써 넣었다고 말해 자신의 표를 무효표로 만든 사실을 밝혔다.

홍주희·정종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