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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파트의 마지막 침실이 박물관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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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야세르 아라파트

야세르 아라파트

싱글 침대와 전등, 기도용 카펫, 딸이 그린 그림 한 장….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건물 내 개장
94년 라빈 등과 노벨평화상 수상도

팔레스타인 독립 영웅 야세르 아라파트(1929~2004년)의 마지막 여장은 단출했다. 아라파트는 이스라엘에 맞서 팔레스타인 무장 투쟁을 지휘하면서 1993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립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이스라엘과 서방에는 테러리스트, 팔레스타인인에겐 독립 투사로 불렸다.

그런 아라파트가 생애 마지막 3년을 보냈던 공간이 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AP통신은 7일(현지시간) 요르단 서안지구 라말라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건물(일명 ‘무카타’) 내 아라파트의 침실 등이 10일 박물관으로 개장한다고 보도했다. 올해 아라파트 사망 12주기를 맞아 대중에 공개되는 것이다.

요르단의 팔레스타인 자치구역 라말라에 아라파트 박물관이 10일 대중에 공개된다. [AP=뉴시스]

요르단의 팔레스타인 자치구역 라말라에 아라파트 박물관이 10일 대중에 공개된다. [AP=뉴시스]

박물관에는 아라파트가 사망 직전까지 기거했던 5㎡ 크기의 침실과 집무실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 때 그가 서안지구의 참호에서 사용했던 라디오, 무카타 집무실에서 썼던 안경·펜·자필 메모·총 등도 전시된다.

아라파트는 2001년 12월부터 2004년 사망 직전까지 이스라엘군에 포위된 채 이곳에서 가택 연금을 당했다.

아라파트는 69년부터 30여 년간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의장을 지내며 독립운동을 이끌었다. 93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인 ‘오슬로 협정’을 맺어 PA 수립을 보장받고 초대 수반으로 선출됐다. 아라파트는 오슬로 협정을 성공적으로 맺은 공로로 94년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당시 외무부 장관, 이츠하크 라빈 총리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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