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 출산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자신이 낳은 아이를 숨지게 한 뒤 암매장한 어머니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안동경찰서는 안동의 한 공중화장실에서 신생아의 코와 입을 막아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A씨(36·여)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29일 안동의 한 병원에서 딸 아이를 낳은 뒤 귀가했다. 이후 4일 뒤인 8월 2일 A씨는 병원에 있는 아기를 데리고 퇴원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숨진 딸의 시신을 비닐에 싸서 자신의 집 아파트 베란다에 두었다가 이틀 뒤 아파트 뒤쪽 야산에 묻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범행은 출생 뒤 3개월이 다 되도록 출생신고와 신생아 필수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보건소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노출됐다. 보건소 담당자는 예방접종 비용을 산정하기 위해 부모와 수차례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자 직접 아파트를 방문했다. 당시 A씨는 "집에는 아기도 없고 아기를 낳은 사실도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보건소 전산망에는 A씨가 병원에서 아기를 출산하고 1차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한 것으로 나타나 있었다.
경찰은 보건소의 신고를 토대로 이달 28일 A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 사이에서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며 "임신과 출산을 가족 모르게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다른 가담자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안동=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