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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소령 성매매 알선 확인된 건만 최소 100건

중앙일보

입력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소속 현직 소령이 성매매를 알선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기무사 100기무부대 소속 S소령(39)을 성매매 알선 혐의로 검거해 국방부 헌병대로 이첩했다고 22일 밝혔다. 기무사는 군사비밀 보호 등의 역할을 하는 군 유일의 정보수사기관이다. 100기무부대는 방첩 및 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기무사의 핵심 부대다.

오피스텔 5채 보유, 20대 여성 4명 ‘포주’ 역할

S소령이 검거된 과정은 이렇다. 서대문경찰서 성매매 단속팀은 OO뷰, △톡, △톡 등 이른바 ‘조건만남’이 이뤄지는 사이트를 통해 성매매 여성 A씨(21)에게 접근했다. 성매수남으로 가장한 단속팀은 A씨를 지난 18일 오후 7시 신촌역 부근 특정 장소에서 만나기로 한 뒤 A씨의 얼굴을 확인했다. 단속팀은 사정이 생겨 만나지 못하겠다고 연락한 뒤 A씨를 미행했고, 한 시간 정도 후 그가 또 다른 남성을 만나 서강대 인근 모텔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성매매 현장을 적발했다. 이후 단속팀은 A씨로부터 “조건만남 채팅을 직접 하지 않았고 알선해 준 사람이 따로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여성에게 알선책을 유인하게 해 알선책을 체포했다. 경찰은 신분을 조회하는 과정에서 알선책이 현직 기무사 소령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단속팀 관계자는 “체포 당시 S소령으로부터 조건만남 채팅을 한 증거가 남아 있는 스마트폰 3대를 압수했기 때문에 순순히 자백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S소령은 A씨를 포함해 20대 초반 여성 4명의 성매매를 알선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S소령이 조건만남 사이트에서 온라인 채팅을 통해 성매수남을 골라주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성매매 여성이 받는 화대 25만원 중 5만원을 ‘소개비’ 명목으로 챙겼다고 한다. 단속팀 관계자는 “S소령 스스로가 조건만남을 통해 성매매 여성들과 알고 지내다 ‘포주’ 역할까지 하게 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나이 어린 성매매 여성 입장에서는 S소령이 걸러주는 남성을 소개받는 게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경찰로부터 S소령의 신병을 인계받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그가 오피스텔 5채를 보유하고 이를 이용해 성매매를 알선해 온 것으로 안다”며 “현재 파악된 알선 건수만 최소 100건 이상”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S소령이 ‘부인이 뇌종양을 앓고 있어 수술비 마련을 위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기무사는 비상이 걸렸다. 국군기무사령부는 이날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끼쳐 매우 심각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고자를 엄중 처리하고 오늘 중 긴급 지휘관 회의를 소집하는 등 강도 높은 재발 방지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함종선·박성훈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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