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김 세력 암살 실패|「김일성 피살설」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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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 AFP=연합】김일성이 사망했다는 미확인 보도가 지난주 나돌게 된 것은 북한 정부내의 일부 반 김 세력들이 그의 암살을 시도했기 때문이라고 북한 문제에 정통한 동경의 외교 소식통들이 21일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들은 북한 정부 내에 친 중공파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믿어지는 인민 무력 부장 오진우와 그의 추종자들이 지난 15일 김일성 암살 계획을 실행, 평양 근처에서 그가 타고 있던 열차에 사보타지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소식통들은 김의 암살 모의자들이 계획대로 열차에서 「사고」가 일어났다는 보고를 받고는 김이 피살을 모면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김의 사망을 발표했던 것이라고 말하고 암살 계획이 실패로 끝남에 따라 오진우는 실각한 것으로 믿어진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이 같은 분석이 동경과 서울 및 북경에서 수집된 정보들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밝히고 김의 암살 모의자들이 지난 15, 16, 17일 평양 라디오 방송을 통해 김의 사망을 간단히 보도했으나 음질이 나빠 북한 지역 이외의 일반 청취자들에게는 들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식통들은 평양 방송이 전파 방해로 북한 밖에서는 청취되지 못하는 것이나 미 중앙정보국 (CIA)이 정교한 감청 장비로 이를 수신, 지난 15일 늦게 한국 관리들에게 통보했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이와 함께 북경 당국도 지난 16일 우방 정부들에 북한에서 「심각한 사고」가 일어났다고 통보, 김의 사망 설을 뒷받침했다고 밝히고 이 같은 모든 정보에 따라 한국 정부가 지난 17일 김의 사망 첩보를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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