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디펜딩챔피언 OK저축은행, 충격의 2연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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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석 선수가 블로킹을 피해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KOVO]

시몬의 공백은 역시 컸다. 프로배구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이 개막 2연패에 빠졌다.

우리카드는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6-17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OK저축은행을 3-0(25-18, 25-22, 30-28)로 이겼다. 우리카드는 홈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기분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반면 OK저축은행은 15일 현대캐피탈과의 개막전에 이어 2연패를 당하며 최하위로 내몰렸다.

우리카드의 완승이었다. 우리카드는 1세트를 25-18로 가볍게 따냈다. 주전 미들블로커 박상하가 발목 부상 영향으로 빠졌지만 대신 투입된 김은섭이 블로킹 2개를 잡아내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최홍석은 세트 막판 송희채의 공격을 2번이나 가로막았다. 반면 OK저축은행은 범실을 13개나 쏟아내며 자멸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라이트로 포지션을 변경한 송희채가 리시브에 가담하는 등 경기 도중 변화를 줬지만 소용없었다.

2세트는 접전으로 흘러갔지만 이번에도 우리카드의 승리였다. 우리카드 세터 김광국은 외국인선수 파다르 뿐 아니라 최홍석과 신으뜸에게도 많은 공을 배분했다. OK저축은행은 1세트 중반부터 투입된 강영준을 활용하고 이민규도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상승세를 탄 우리카드는 블로킹에서 우세(12-7)를 보이며 3세트마저 듀스 접전 끝에 따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경기 전 "현재 우리 팀 전력은 최하위"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2년 연속 우승을 이끈 외국인선수 시몬이 팀을 떠났고, 제2공격 옵션이었던 송명근도 무릎 수술 여파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트라이아웃에서 선발한 쿠바 출신 세페다도 월드리그 도중 국가대표팀에서 성폭행 사건에 연루돼 교체되는 해프닝까지 일어났다. 대체선수로 마르코를 영입했지만 송희채와 포지션이 겹치는 바람에 송희채를 라이트로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김세진 감독은 경기 뒤 "실책이 너무 많았다. 마르코가 조금 욕심을 줄일 필요가 있다. 선수 모두가 베스트 컨디션이 되야 승부를 걸 수 있는데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강영준이 중간에 투입돼 조금 잘 해줬다.

마르코가 수비적인 측면은 괜찮은 편이다. 세터들이 어디에 줄지 모르는 상황이다. 믿음이 생길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블로킹 보강이 시급하다. 트레이드가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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