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 기독교 아시아 선교협 4차 세계대회|"이젠 직접 선교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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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을 중심으로 한 기독교 제3세계 선교세력이 본격 부상, 아시아·아프리카·라틴 아메리카의 선교에 탈 서구화한 독자적 선교의 장을 열기 시작했다.
종래의 구미 기독교를 통한 간접적 방법을 거부하고 독립적인 직거래의 제3세계 선교를 선언하고 나선 선교 기구는 아시아 선교협의회(The Asia Missionstion) .
AMA는 지난6∼12일 미국 패사디나에서 제4차 세계대회를 갖고 아시아·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공동협의회를 발족시켜 독자적인 제3세계 선교 전략을 구체화 시켰다.
한국기독교 예수교장로회(합동)의 조동진 목사가 의장직을 맡은 이 공동협의회는 산하에 선교협력위· 선교개발 상호기금위· 세계기독인 평화협의회 등의 3개 위원회를 두고 아시아·아프리카·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 지속적인 선교활동을 펴나가기로 했다.
평화협의회는 금년 말까지 유엔에 비정부 차원의 상담기구로 등록, 세계교회협의회(WCC) 와 대등한 국제적인 기독교 선교기구로서의 위치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AMA대회는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의 교회 대표들이 대거 초청된 가운데 42개국 3백50여명의 기독인들이 자리를 함께 해 1주일동안 구미 기독교의 예속을 벗어난 독자적인 제3세계 선교 전략을 진지하게 논의했다.
대회 참석자들은 저개발의 가난과 유색인종이라는 공통점을 밑바닥에 깔고 있어 기독교 복음을 받아들이는 자세부터가 종래의 서구적인 틀과는 달랐다.
우선 대회 분위기를 지배한 신학노선은 세계적 기독교 양대 신학사조를 대표하는 급진의 WCC와 보수의ICCC(국제기독교연합회)를 다같이 거부하는 「온건진보주의」 였다.
AMA가 대회 결산으로 채택한 「세계선교와 세계평화에 관한 제3세계 공동선언」 은『평화를 선교의 최우선 과업으로 선택, 성전의 휘장을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 인간과 하느님의 화해를 이룬 예수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피조물이 화해할 수 있는 길을 찾는데 있음을 확인한다』 고 밝힘으로써 급진과 극보수의 중간적 위치에서는 위상을 보였다.
인류평화의 문제와 함께 현대 기독교 선교의 중요과제로 제기돼 있는 「가난」의 문제에는 교회의 예언자적 사명을 게을리 하지 않는 현실 참여를 수용하는 진보적 자세를 강조했다.
공동선언문은『인간은 더 이상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인류를 위해 죽으시고 인류를 외해 부활, 모든 인류에게 새 생명을 준 예수의 말씀 안에서 살아야하며 이 길만이 지상에 참 평화를 가져오는 길』 이라고 밝혔다.
AMA가 청년 창립이래 계속 아시아에서만 개최해온 대회 장소를 이번에 미국으로 옮긴 것은 「새로운 선교세력」으로서의 부상을 과시하기 의한 것이었다.
아직까지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선교가 구미 기독교를 통하지 않고는 어렵다는 「예속적 상황」 을 깨고 이들 지역의 교회대표들을 초청, 직거래 선교의 길을 열겠다는 게 이번 대회의 숨은 의지이기도 했다.
AMA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WCC나 ACC(아시아교회협의회) 와 어깨를 겨루는 세계적 기독교 선교기구로서의 온건 진보노선을 다짐함으로써 앞으로의 국제 기독교 선교세력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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