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로 아내 불러내 함께 사진 찍은 저커버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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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친구·가족들과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스마트폰 연결 안 해도 작동하는
모바일 VR 헤드셋 시제품 공개
“친구와 게임·화성여행 뭐든 가능”

페이스북의 자회사 오큘러스는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연례 개발자대회를 개최하고 새로운 VR 헤드셋 시제품과 VR 제어장치 ‘오큘러스 터치’ 등을 공개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 제품들을 직접 착용하고 약 8분간 다양한 기능을 시연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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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헤드셋을 쓴 마크 저커버그 CEO(사진 위)가 가상현실에서 영상통화 중이던 아내와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해 셀카를 찍었다. [사진 페이스북]

저커버그는 “가상현실은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라며 “가상현실에 들어가기만 하면 화성여행·게임·칼싸움·영화 감상 등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행사장에서 VR 헤드셋을 머리에 쓰고 ‘오큘러스 터치’를 손에 낀 저커버그는 각기 다른 곳에서 VR에 접속한 친구들(아바타)과 만나 화성을 여행하고, 페이스북 사무실에 가서 카드·체스게임을 하며 놀았다. 집에 있던 그의 아내를 영상통화를 통해 VR로 불러내 가상의 셀카봉으로 아내와 사진도 찍었다. ‘오큘러스 터치’를 통해 양손으로 가상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물건을 집고 만지고 조작했다.

이날 선보인 새로운 VR 헤드셋 시제품은 오큘러스가 직접 개발한 첫 모바일 VR 기기다. 올해 초 출시한 ‘오큘러스 리프트’와 달리 PC와 연결할 필요가 없다.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을 끼워 쓰는 방식인 ‘기어 VR’과 달리 이 시제품은 스마트폰 없이도 작동했다. 페이스북·오큘러스 입장에선 모바일 VR 기기·콘텐트 소비자층을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로 제한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기어 VR을 공동 개발하며 삼성전자와 협력했던 페이스북이 독자적인 VR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페이스북은 또 VR 전용 웹브라우저 ‘카멜’도 공개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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