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방송 앵커, 고위 관료 부인과 전용기서 수차례 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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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청강 전 중국중앙방송 앵커 캐리커처. [사진 둬웨이]

간첩 혐의로 투옥 중인 중국중앙(CC)방송 전 앵커 루이청강(芮成鋼·39)이 링지화(令計劃) 전 정협 부주석의 부인과 개인 전용기에서 수 차례 밀회를 가졌다고 중화권 언론 둬웨이가 4일 보도했다.

지난 2014년 7월 생방송 도중 체포돼 지난달 재판을 받을 것으로 알려진 루이청강은 20세 연상의 링지화의 부인 구리핑(谷麗萍·59)을 비롯해 20여 명의 고관 부인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왔다. 루이는 이들로부터 고급 정보를 얻어 경제적 이익을 얻었으며 유사시 자신의 보호막으로 이용할 계획이었다.

둬웨이는 루이청강과 구리핑이 2009년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고 폭로했다. 당시 다보스 포럼을 취재한 루이청강은 중국 부호가 구리핑에게 제공한 개인 전용기를 함께 타고 밀회를 가졌으며, 이후 구리핑은 여러 차례 개인 전용기에서 루이와 만났다. 구리핑은 이후 루이청강과 개인적인 관계를 부인했지만 당시 다보스포럼에서 구리핑의 짧은 인터뷰가 보도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에서는 루이청강이 조사 중 읍소하며 구리핑의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관계를 맺었으며 자신은 피해자라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루이청강은 당시 링지화 관계자들에게 접근해 대량의 고급 정치·경제 정보를 획득해 그 중 일부를 외국 기관들과 개인들에게 제공했다. 이들 외국 기구 중 일부는 정보기관으로 확인됐다고 홍콩 매체들은 보도했다. 당시 루이청강은 링지화의 조카 링후젠(令狐劍) 소유의 광고회사와 협력을 진행했다.

루이청강과 구리핑의 추문은 링지화 체포 이전에 광범위하게 퍼졌으며 인터넷 통제가 엄밀한 중국에서 지금도 검색이 가능하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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