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부양 기대 안해’…가족 부양 답 고령자 10년새 67→34% ‘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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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부양은 가족이 해야 한다’는 고령자의 응답이 10년 새 67%에서 34%로 절반 줄었다. ‘가족과 정부ㆍ사회가 함께 해야 한다’거나 ‘부모 스스로 해야한다’는 답이 늘었다. 실제 65세가 넘는 고령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본인이나 배우자가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었다. 자녀나 친척 지원을 받아 생활한다는 고령자는 30%가 채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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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부양에 대한 인식 [자료 통계청]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16 고령자 통계’ 내용이다. 전국 3만9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회조사 결과 중 고령자 응답만 따로 추렸다.

2014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중 34.1%만 ‘가족이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고 답했다. 10년 전인 2006년 67.3%에서 반토막이 났다. 대신 ‘가족과 정부, 사회가 모두가 부양해야 한다는 응답(2014년 조사 기준 35.7%)이 가장 많았다. ‘부모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답(23.8%)이 뒤를 이었다. 2006년 부모 스스로란 답은 13.7%에 그쳤는데 10년 새 배가 됐다.

윤연옥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가족이 부모 부양을 해야한다는 응답 가운데에서도 장남과 맏며느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모든 자녀가 함께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의식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를 부양하는 가족으로 2006년 40.2%가 장남과 맏며느리를 꼽았지만 2014년엔 14.2%로 줄었다. 반면 모든 자녀란 답은 이 기간 29%에서 62.4%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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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마련 방법 [자료 통계청]

그러나 실제 65세 이상 고령자 중 절반 이상인 58.5%(지난해 조사 기준)가 생활비를 직접 마련하고 있었다. ‘자녀 또는 친척이 지원한다’는 답은 28.6%에 그쳤다. 정부 및 사회 단체란 답도 12.8%에 불과했다. 본인이나 배우자가 생활비를 마련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절반 가까운 44.7%가 ‘일을 해서 번다(근로·산업 소득)’고 응답했다.

일을 하고 싶어하는 고령자도 늘고 있다. 55세에서 79세 응답자 중에 ‘장래에 일을 하고 싶다’고 답한 비율은 올해 61.2%로 5년 전(58.5%)에 비해 2.7%포인트 늘었다. 취업을 원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생활비에 보태고 싶어서(여자 61.3%, 남자 55.5%)’란 대답이 많았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국민·공무원·군인·사학연금 같은 공적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은 42.3%로 절반에 못미쳤다. 연금을 받는 고령자 가운데에서도 절반(49.5%)은 한 달에 10만~25만원 정도 연금만 받고 있었다. 빈곤 상태에 놓여있는 노인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가운데 고령자는 41만9000명으로 1년 만에 4만404명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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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활동 조사 [자료 통계청]

고령층의 문화·여가 활동도 빈약한 편이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는 주말과 휴일 여가를 대부분 TV나 DVD 시청(중복 응답 83.1%)으로 보냈다. 휴식(51.3%), 사회·기타 활동(15.4%) 순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가장 하고 싶다는 여가 활동은 관광(51.1%)이었다.

실제 지난해 국내 관광을 했다는 답은 48.3%였고 해외 여행을 해봤다는 답은 10.2%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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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분담에 대한 견해 [자료 통계청]

한편 고령층의 결혼과 이혼에 대한 인식이 지난 10년 사이 크게 변했다. 65세 고령자 가운데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답이 2006년 85.2%에서 2014년 77.6%로 줄었다. ‘해도 되고 안해도 된다’는 응답은 이 기간 10.5%에서 18.8%로 늘었다.

반면 ‘이혼을 해서는 안된다’는 답은 2006년 81.3%에서 2014년 68.9%로 감소했다. 가사 분담에 대한 인식은 큰 변화가 없었다. ‘부인이 주도해야 한다’는 답은 2008년 78%, 2010년 71.6%, 2012년 60.8%로 줄었다가 2014년 62.4%로 도리어 늘었다. 윤 과장은 “80세 이상에서 부인이 가사를 주도적으로 해야한다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배우자와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를 고령자에게 물었더니 남자(2014년 기준 63.6%)가 여자(52.2%)보다 높았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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