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지지도 조사론 당선예측 한계…미국선 호감·비호감도 함께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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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강원지사 선거전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이계진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이광재 후보를 여론조사에서 20%포인트 차까지 앞서나갔다. 당시 3월 여론조사기관 ‘더피플’ 조사에서 이계진 후보는 43.9%, 이광재 후보는 23.5%였다.

인지·호감·지지도 조사 왜 했나

하지만 당시 공표가 안 된 컨설팅기관의 내부조사 자료는 달랐다. 인지도에서 이계진 후보가 90%대, 이광재 후보는 40%대였다. 하지만 호감도 조사에서 이광재 후보가 60%대, 이계진 후보가 40%대였다고 한다. 이후 TV토론 등을 통해 이광재 후보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선거 결과는 역전됐다. 이광재 후보가 54.4%의 득표율로 초반 20%포인트 차의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고 이계진 후보(45.6%)에게 승리했다.

이 경우처럼 단순 지지도만으론 특정 후보의 잠재적 상승 가능성을 파악할 수 없다.

중앙일보가 대선주자들에 대한 인지도·호감도·지지도의 3단계 조사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했다. ‘해당 주자에 대해 알고 있는지’(인지도)와 ‘얼마나 호감을 느끼는지’(호감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호감을 느끼는지’(적극 인지층에서의 호감도) 등을 통해 지지도를 심층 분석해 보려는 취지다.

국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A후보의 현재 인지도가 낮더라도 그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그에게 큰 호감을 갖고 있다면 인지도가 높아질 경우 지지도도 올라갈 수 있다”(아젠다센터 이상일 대표)고 설명하고 있다.

단순 지지도 중심의 지난 4·13 총선 여론조사 결과가 당선자 예측에 한계를 드러낸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이미 미국은 본격화되고 있는 대통령 선거전에서도 후보들에 대한 단순 지지도뿐만 아니라 호감·비호감도를 함께 발표하고 있다.

지난 25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46%,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44%의 지지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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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도는 클린턴 41%, 트럼프 35%였다. 비호감도는 클린턴 55%, 트럼프 59%였다. 두 사람 모두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데엔 강력한 비호감층의 존재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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