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인근 규모 8.3 대지진 가능성 ... '정부 이미 알고도 묵인' 의혹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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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원전 4호기 잔해 ]

원전단지에서 인접한 곳에 최대 8.3 규모에 달하는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8 이상 되면 히로시마 원자 폭탄의 1만 배가 넘는 큰 에너지를 방출해 지상 대부분의 건물이 파괴된다. 2008년 5월 중국 쓰촨성에서 사망자 7만명을 낳은 대지진이 규모 8.0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문미옥 의원이 입수한 정부의 '활성단층지도 및 지진위험 지도 제작' 보고서에 따르면 원전단지 지역인 울산과 부산의 단층이 활성단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리원전 인근 일광단층과 월성원전 인근 울산단층이 모두 활성단층인 것이다. 학계에서는 활성단층을 보통 258만년 전 이후에 활동한 단층이라고 보고 있다.

울산단층은 울산만에서 경주까지 이어지는 길이 12.5km, 폭 최대 3km의 단층이다. 일광단층은 울산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길이 45km 이상, 폭 최대 1km이상 단층이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울산단층에서 지진이 발생한다면 규모 5.8에서 규모 8.3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와 같은 사실을 4년 전에 이미 보고 받았음에도 묵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방재청(현 국민안전처)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제출한 이 보고서는 2012년에 소방방재청에 보고됐지만 '조사가 더 필요하다'라는 이유로 비공개됐고, 정부는 이 지역의 원전 건설을 승인했다.

문 의원은 "정부가 원전 인근의 활성단층 존재를 이미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숨긴 것은 국민안전을 무시한 매우 중대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현재 원전은 규모 6.5~7.0 수준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하연 인턴기자 kim.ha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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