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테러 용의자 어떻게 체포됐나..총격전 끝 경찰 부상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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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경찰과 총격전 끝에 체포된 뉴욕 테러 용의자 아마드 칸 라하미가 이송되고 있다. [CNN 캡처]

뉴욕 테러 용의자 아마드 칸 라하미(28)가 19일(현지시간) 오전 뉴저지 린든에서 경찰과 총격전 끝에 체포됐다. 수사 당국이 공개수배로 전환한지 1시간 만이었다.

뉴욕 수사 당국에 따르면 라하미는 체포되기 직전 린든의 한 술집 복도에서 잠들어 있었다.
처음 라하미를 발견한 술집 주인이 노숙자로 생각해서 경찰에 신고했는데, 출동한 경찰관들이 용의자의 얼굴을 알아봤다.
경찰이 라하미를 깨우며 손을 들라고 하자 라하미는 총을 꺼내 경찰에 발사하며 달아났다.

경찰들이 그를 따라 가며 추격전을 벌였고, 라하미가 총격에 쓰러지며 총격전은 끝이 났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한 명이 손에 총을 맞는 부상을 입었다. 다른 한 명은 총알이 입고 있던 방탄조끼에 박혀 부상을 면했다.

한편, AP통신과 NJ닷컴은 용의자 라하미의 가족이 5년 전 "무슬림이라 차별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라하미의 가족은 2011년 뉴저지 뉴왁에 위치한 연방지방법원에 엘리자베스 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엘리자베스 시청 관계자들이 자신들을 반복적으로 괴롭히고 종교적인 이유로 차별을 가했다는 이유였다.

이들은 엘리자베스 시청 공무원이 경찰을 동원해 자신들이 운영하는 패스트푸드 음식점 '퍼스트 아메리칸 프라이드 치킨'의 영업 시간을 제한하거나 아예 폐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또 반(反)무슬림 정서가 깔린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한 남성이 식당에 자주 들어와 "무슬림은 이곳에 속할 수 없다", "무슬림들은 골칫덩어리"라고 말한 것을 예로 들었다.

크리스토퍼 볼웨이지 엘리자베스 시장은 "이들이 처음 장사를 시작했던 2002년에는 24시간 내내 영업을 했다"며 "그러나 사람들이 늦은 밤까지 이곳에 몰려 주변을 시끄럽게 했고, 주민들로부터 불만이 수차례 접수됨에 따라 시 당국이 상점 문을 오후 10시에 닫도록 하는 조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라하미의 최근 주소는 가족들이 운영했던 엘리자베스의 식당 주소였다. 지역 주민들도 라하미가 식당에서 일하는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앞서 경찰은 19일 새벽 라하미의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을 수색하기도 했다.

라하미는 지난 17일 뉴욕 주 맨해튼 첼시 구역의 도로변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 사건과 뉴저지 시사이드파크 마라톤 행사장에서 발생한 쓰레기통 폭발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당국은 그가 엘리자베스 기차역에서 발견된 폭탄 가방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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