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국 완봉승 합작한 파트너 유강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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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삼성-LG전. LG 8번타자 유강남(24)은 이날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도 0.277에서 0.272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미소로 가득했다. 포수 유강남으로서 선발투수 류제국(33)의 첫 완봉승을 도왔기 때문이다.

선발투수 최고의 기록은 퍼펙트와 노히터다. 그러나 두 기록은 실력 뿐 아니라 운도 상당히 따라야만 한다. 현실적으로 노릴 수 있는 최고의 시나리오는 완봉승이다. 완봉승은 투수 뿐 아니라 포수에게도 최고의 목표다. 2012년 서울고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한 유강남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LG 안방을 지키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17일 소사와 처음으로 완봉승을 합작한 유강남은 이날 류제국의 프로 첫 완봉투로 두번째 완봉승을 경험했다. 유강남은 "9회 2사에서 연속 안타를 맞은 뒤에는 나도 긴장했다. 전 타석에서 무슨 공을 던졌는지가 금방 생각이 안 날 정도"였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유강남은 "오늘 타석에서는 잘 못 쳤지만 하나도 아쉽지 않다. 제국이 형의 완봉승을 도와서다"라며 "소사의 완봉승도 도왔고, 팀 완봉도 해봤지만 이번 완봉승이 정말 기쁘다. 며칠 전 제국이 형이 '완봉승을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정말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웃었다. 유강남은 "오늘 제국이 형의 컨디션이 정말 좋았다. 특히 커브는 경기 전부터 좋았다. 스트라이크를 요구하면 정확히 왔고, 유인구도 잘 떨어졌다"고 말했다. 류제국은 "오늘은 강남이 커브 사인에 한 번도 고개를 젓지 않았다. 강남이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올해 LG는 리빌딩에 방점을 뒀다. 그러나 포수는 예외인 듯 했다. SK에서 FA로 풀린 정상호를 총액 32억원에 영입했다. 그러나 유강남은 정상호와의 포지션 경쟁에서 당당히 이겨내며 조금씩 자리를 차지했다. 타격과 수비 모두 크게 발전한 덕분이다. 유강남의 성장은 곧 LG의 성장이기도 하다. 17·18일 삼성전이 그렇다. 봉중근·류제국 두 선배와 호흡을 맞춘 유강남은 자신있는 승부로 삼성 타선을 막아냈다. 특히 삼성 톱타자 박해민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유강남은 "2연전 포인트가 바로 박해민 선배였다. 루상에 나가면 투수와 야수 모두 괴로운데 잘 막아낸 것이 승리의 발판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잠실=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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