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J카페] 중국의 무서운 '축구굴기'…유럽 최대 리그 만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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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8위. 월드컵 본선 진출 2002년 딱 한 번.

성적만 보면 영 시원찮은 중국이 ‘축구의 본고장’ 유럽을 흔들고 있다. 조만간 ‘별들의 전쟁’이라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보다 큰 유럽 최대 축구리그가 중국 완다그룹에 의해 설립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FC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 양대 구단을 운영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수장이 완다의 계획에 동참하기로 했다.

하비에르 테바스 프리메라리가 회장은 “대항마 리그가 있는 것이 수익 창출 면에서 더 큰 기회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유럽 축구계 거물의 지원이 보태진다면 유럽 최고 구단들로 이뤄진 새로운 토너먼트 탄생에 대한 신빙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FT에 따르면 ‘메이드 바이 차이나’ 유럽 리그는 본선 32강 팀이 참가하는 챔피언스리그보다 큰 규모의 토너먼트로 짜여질 계획이다. 더 많은 명문 구단이 출전권을 얻어 경쟁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완다는 중계 방송사에도 챔피언스리그 대비 30~35% 매출 증대를 약속했다.

유럽에서 중국 기업의 ‘축구 영토 넓히기’는 이미 시작됐다. 쑤닝그룹은 지난 6월 ‘이탈리아의 자존심’ 인터밀란 지분 70%를 2만7000만 유로(3400억원)에 인수했다. 루이캉그룹은 아예 영국 애스턴빌라의 구단주가 됐다. 지난해 말엔 차이나미디어캐피털이 이끄는 컨소시엄이 영국 맨체스터시티 모기업 지분 13%를, 라스타그룹이 스페인 에스파뇰 지분 56%를 인수했다. 완다그룹도 스페인 AT마드리드 지분 20%를 보유중이다.

이 같은 행보는 중국 정부의 ‘축구 굴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 축구를 세계 최고로 끌어올리겠다’고 천명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만 해도 ▶최종예선 경기당 승리수당 5억원 ▶본선진출 보너스 100억원 ▶모든 원정경기 전세기 지원 등을 내걸었다. 세계 최고 인기 스포츠인 축구 시장에서 중국의 위상을 높이고 월드컵 등 각종 연관 산업에서 발생하는 수혜를 누리려는 전략이 깔려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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