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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문과는 수학 이과는 국어, 취약 단원 풀고 또 풀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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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평가 마무리, 막바지 수능 전략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마지막 모의고사인 9월 모의평가가 끝났다. 6월과 9월의 두 모의평가는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두번의 모평을 분석하면 올 수능의 출제 경향과 문제 유형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9월 모평은 본 수능과 출제 범위가 일치한다. 수능까지 남은 71일 동안 점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마무리 전략도 모평 결과를 토대로 세워야 한다.

전문가들은 “올 수능은 국어는 상대적으로 어렵고 수학은 2~3문제를 제외하면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될 것”이라 내다봤다. 안성환 대진고 진학담당교사는 “두 차례 모평에서 동일하게 ‘어려운 국어, 쉬운 수학’이 출제됐다”며 “이는 올 수능의 출제 경향에 대해 평가원이 보낸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국어는 올해 처음으로 문·이과 계열 통합형으로 출제된다. 6월과 9월 모평을 치른 수험생들은 “국어가 가장 까다롭다”고 입을 모았다. 문과 상위권 학생도 대거 등장한 자연과학 분야 지문을 읽고 푸는 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려 어려움을 겪었다.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많아진 것도 수험생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예년 수능에서 단순 지식을 묻는 형태로 출제되던 문법 문제가 지문을 독해한 뒤 해결해야 하는 유형으로 달라진 게 대표적이다. 소설·해설 등 장르가 다른 글을 하나의 지문으로 묶은 복합지문도 많아졌다.

수학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쉽게 출제될 전망이다. 이과 학생들이 응시하는 수학 가형의 경우, 고난도 문제가 평이하게 출제돼 변별력도 낮다는 평가다. 안연근 잠실여고 교사(서울진학지도협의회 회장)는 “최상위권도 한두 문제 실수하면 3등급 이하로 밀릴 수 있다. 실수 줄이기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수학 나형(인문계열)은 상황이 다소 다르다. 안성환 교사는 “상위권을 변별할 목적으로 출제되는 고난도 문제 3문항이 까다로워 ‘점수 인플레’가 생길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과목별로 난이도가 들쑥날쑥하면 표준점수가 달라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표준점수는 과목별로 전체 응시자 가운데 수험생 개인의 상대적인 위치나 성취 수준을 나타낸다. 시험이 쉬워 고득점자가 많으면 실제 획득한 점수(원점수)보다 표준 점수가 낮아지고, 시험이 어려워 고득점자 수가 적으면 원점수보다 높은 표준 점수를 받는다.

안성환 교사는 “이과의 경우는 국어가 어렵고 수학 가형이 쉬워, 표준점수는 국어가 높게, 수학이 낮게 매겨진다”며 “대학에서는 원점수가 아닌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기준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이과 학생은 남은 기간 동안 표준점수가 높은 국어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과의 경우는 국어와 수학 나형 모두 변별력 있게 출제되고 있다. 안 교사는 “대다수 문과 상위권 학생은 국어 성적이 높아, 수학 점수에 따라 진학할 수 있는 대학이 결정된다. 남은 기간 동안 수학 나형 고난도 문제 공략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시 지원 전략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지금까지 6월 모평 점수만으로 수시 지원 계획을 짰다면 9월 모평 가채점 결과까지 더해 유불리를 면밀히 따져볼 수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시에서 대다수 대학이 국어·수학·영어·탐구 4개 영역 중 2~3개 영역만 수능 최저 학력 기준에 도달하면 합격할 수 있다”며 “두 번의 모평 결과를 토대로 수능 최저가 가능한 과목이 무엇이고 몇 개인지 정확히 판단해 합격 가능한 대학을 골라내야 한다”고 말했다.

9월 모평 점수를 수능 성적으로 가정하고 정시 지원시 합격할 수 있는 대학이 어디인지도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 수시는 정시에 비해 상향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시로 합격 가능한 대학이 어디인지 알아야 상향·소신·안정 지원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신동원 휘문고 교장은 “매년 고3 수험생의 9월 모평과 수능 성적을 비교해보면 석차와 백분위가 뒤바뀌는 경우가 흔하다”며 “마무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9월 모평과 수능 결과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수능 마무리의 출발은 6월과 9월 모평에서 드러난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부터다. 신 교장은 “과목별, 단원별, 문제 유형별로 자신의 취약점을 분석하고 이를 보완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성환 교사는 “9월 모평 직후가 수험생이 가장 흔들리는 시기”라며 “수시에 합격한 친구나 대학별고사 보러 다니는 친구 등 어수선한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수능 포기’를 선언하는 학생이 의외로 많다”고 밝혔다. 안 교사는 “하지만 9월 모평 직후부터 시험 전날까지의 기간이야말로 가장 밀도높게 공부할 수 있는 때”라며 “수능이 전반적으로 쉬워지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학생은 결국 성적이 오르게 되더라”고 강조했다.

반대로 수능 대비를 소홀히 한 학생은 9월 모평보다 등급이 밀리게 된다. 반수생의 유입 때문이다. 안 교사는 “지난해엔 9월 모평 이후 유입된 상위권 반수생이 많아 9월 모평과 비슷한 실력으로 수능을 치른 학생은 대부분 등급이 밀려났다. 올해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9월 모평 이후엔 학습 계획부터 다시 세우는 편이 좋다. 안연근 교사는 “앞으로는 공부의 양보다 질을 따져야 한다. ‘몇점 받았는지’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왜 틀리는지’를 따져 이전 시험을 정확히 복기해가며 실력을 다져나가야 하다”고 조언했다. 6월과 9월 모평 시험지를 놓고 과목별로 취약한 단원과 반복해 틀린 문제 유형을 찾아, 이에 해당하는 개념을 숙지하면서 문제 풀이를 반복하라는 의미다.

그렇다고 성적 향상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잡는 건 금물이다. 신 교장은 “과목별로 2~3문제씩 더 맞춘다는 목표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문제점을 기반으로 ‘정답과 유사한 오답을 걸러내는 법’ ‘자주 혼동하는 개념 숙지’ ‘과목별 취약한 단원 집중 공략’ 등 구체적인 보완 전략을 마련해 집중하면 효과적으로 점수를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사와 전문가들은 예상치 못한 유형의 문제나 지문에 맞부딛치더라도 당황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당부했다. 곽영주 불암고 진학부장은 “이번 9월 모평에서 국어 시험이 어렵게 출제된 게 사실이나, 고교 교육과정을 뛰어넘는 수준은 아니었다.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도 ‘생소하다’는 생각에 당황하면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 교장도 “6월 모평보다 9월 모평에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많았고, 수능에서는 그런 문제가 더 많이 출제될 수 있다”며 “어떤 문제가 나와도 배운 지식을 활용해 해결할 수 있다는 평정심을 유지한 학생이 결국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도 “새로운 유형이 많이 나온다 해도 과목당 5~6점 이상을 넘기지 않는데, 어떤 학생들은 10점 이상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황한 나머지 평소 실력이면 어려움 없이 풀 수 있는 문제까지 놓치게 된다는 얘기다.

평정심, 마인드컨트롤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안성환 교사는 “9월 모평에서 신 유형이 많이 나왔다는 것을 일종의 ‘예방주사’로 여기고, 수능에서 더 낯선 문제가 등장해도 풀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도 수능 마무리 전략 중 하나”라고 조언했다. 남 소장은 “6월 모평보다 9월 모평에 성적이 오른 학생이 많다”며 “실제로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수능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받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대다수 학생이 학생부 전형으로 수시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수능 성적 올리기가 예전만큼 힘든 일이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바탕으로 전략적인 학습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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