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안보, 시진핑은 경제…평행선 달린 미중 정상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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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막 하루 전인 3일 G2라 불리는 미중 정상은 양자회담을 갖고 안보 현안 등을 논의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오후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안보와 경제 현안 등을 놓고 접점을 모색했지만 온도차가 드러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안보 및 인권 문제를 포함한 폭넓은 대화를 원했지만 시진핑 주석은 안보 이슈보다는 경제 문제에 주안점을 두면서 그간의 성과를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한반도 문제에서부터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이르기까지 세계 및 지역안전을 증진하는 데 있어 우리의 이해를 공유하는 폭넓은 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인권 문제나 사이버안전, 해상 영유권 등 이슈를 포함한 이견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게 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다.

하지만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와 함께 세계 경제의 회복에 모멘텀을 제공하고 자신감을 높이는 것은 중국과 미국의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안보 이슈 언급을 회피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내년 1월 퇴임을 앞둔 데 대해 그간 양국 회담과 합의의 성과를 강조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양국 정상의 긴밀한 상호대화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모두 중요한 합의를 산출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특히 중국과 미국간 ‘신형 대국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양국 관계에서 많은 성과를 낳았다며 “이 모든 것이 중미 관계의 전략적 중요성과 세계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양국의 상호 무역과 투자, 인적 교류는 역사적으로도 매우 긴밀했고 양국이 기후변화 대처, 양자투자협정(BIT) 협상, 양국 군의 상호 신뢰 기제 형성에서도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과 중국이 공식 비준한 파리 기후협정 비준 등 지구 온난화 대책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평화유지, 난민지원 등 양국이 협력할 분야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차기 미 행정부가 강하고 생산적인 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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