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환·송희영 의혹 규명 벼르는 서별관 청문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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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00일 일정의 정기국회가 1일 개막 첫날부터 파행을 빚었다. 여야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날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를 요구하자 충돌,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무산시켰다. 8~9일에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관련 기획재정위·정무위의 연석청문회(서별관 청문회)에서 격돌을 예고한 상태다.

김성식 “대우조선에 빨대 꽂아
누가 쭉쭉 빨아먹었는지 밝혀야”

서별관 청문회에는 소위 ‘박수환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와 남상태·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이 증인으로 불려 나올 예정이다.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기획재정위 간사)은 이날 국회에서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와 청문회 준비 회의를 열고 자료 제출 요구 목록과 청문회 쟁점 사안을 점검했다. 김 의장은 이후 기자들에게 “누가 부실덩어리인 대우조선에 빨대를 꽂아 쭉쭉 빨아먹었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이 5조4000억원이나 쌓일 때까지 금융위원회 등이 무엇을 했는지, 지난해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서 부실을 알고도 4조2000억원 지원 결정을 했는지도 따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이 2016년 2802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이란 엉터리 회계법인 실사보고서를 토대로 지원을 결정했다”며 “회계법인 실사보고서 조작 여부에 대해서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 야당은 남상태·고재호 전 사장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각각 연임을 위해 박수환 대표와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을 통해 정·관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추궁할 예정이다. 2008~2011년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장을 지낸 민 전 행장은 송희영 전 주필과 함께 박수환 대표를 고리로 남상태·고재호 전 사장으로부터 연임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송희영 전 주필이 지난해 4월 청와대 핵심 인사에게 고재호 전 사장의 연임을 청탁하는 로비를 했지만 거절한 바 있다”며 로비 사실을 공개했었다. 이와 별도로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와 청와대 비서실 국정감사 때 우병우 수석을 출석시켜 처가 땅의 넥센 매각 관여 의혹과 기흥컨트리클럽 주변 부동산 차명 보유 의혹 등을 따질 계획이다.  

정효식·안효성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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