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운호 뇌물’ 의혹 현직 판사 소환

정운호(51·구속)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김모(57)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31일 검찰에서 조사받았다. 정 전 대표와 홍만표·최유정 변호사가 연루된 법조 비리 사건에서 현직 판사가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입차 이어 돈 받은 혐의 조사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김 부장판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렀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정 전 대표로부터 1억원 이상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부장판사가 2014년에 정 전 대표의 레인지로버 차량을 5000만원에 인수한 뒤 차 값을 돌려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B병원 이모(52) 원장이 지난해 말 김 부장판사에 대한 로비 명목으로 9000만원을 받아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달 15일 그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그중 5000만원가량이 김 부장판사에게 건네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김 부장판사와 주변인의 금융거래 내역을 추적해 출처가 의심되는 돈을 발견했다. 수사팀은 정 전 대표가 자신의 도박 사건에 대한 재판과 네이처리퍼블릭이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김 부장판사에게 청탁한 사실을 파악했다.

지난 6월 검찰은 정 전 대표의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고검 박모(54) 검사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