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입맛에 맞는 소스 개발, 미국식 바비큐 풍미 더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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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스 김(42) 셰프는 정통 미국식 바비큐를 국내에 들여온 1세대 셰프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동포 2세로 2014년부터 이태원에서 미국식 바비큐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바비큐에 대한 열정으로 요즘도 미국 본토에서 열리는 각종 바비큐 대회에 참가한다. 메뉴에 대한 고민도 쉬지 않는다. 그가 어릴 적부터 늘 먹고 자랐고, 이젠 한국에 널리 알리고 있는 미국식 바비큐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 > 미국식 바비큐 레스토랑 'Linus BBQ' 오너 셰프 라이너스 김

-요즘 미국식 바비큐가 인기다.
  “원래 나는 미국 LA 영화계에서 일하던 평범한 직장인이다. 2011년 즈음 미국식 바비큐 사업을 생각하게 됐는데 당시 한국에서 미국식 바비큐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지금은 서울 이태원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많은 미국식 바비큐 레스토랑이 생겼다. 쟁반에 바비큐·사이드·빵을 한꺼번에 담아내오는 방식도 처음 들여왔는데 이젠 보편적이 됐다.”

-미국식 바비큐를 들여온 계기는.
  “한국에 잠시 방문했을 때 미국에서 먹던 바비큐가 먹고 싶어 훈제기를 직접 만들고 고기를 구운 뒤 지인들과 나눠 먹었다. 미국 친구들이 ‘고향의 맛’이라며 다시 먹고 싶다고 요청했고, 이때부터 파티 형식의 팝업 레스토랑을 열었다. 두세 달에 한 번 카페나 바를 빌려 바비큐를 요리해 팔고 음식을 나눠먹으며 즐겼다. 장소는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알렸다.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던 문화에 입소문이 났다. 그리고 3년 후 이태원에 레스토랑을 열었다.”

-미국식 바비큐는 어떤 요리인가.
  “바비큐의 핵심은 오랜 시간 약한 불에 익히는 것이다. 긴 시간의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어느 정도 약한 불에 익힌 후 다시 그릴에 굽는 것은 바비큐가 아니다. 바비큐가 끝난 상태를 살펴보면 고기의 겉이 검게 탄 것처럼 보이지만 양념이 캐러멜화 된 것이다. 겉은 바삭거리
고 속은 부드러운 바비큐 본연의 맛이 탄생한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바비큐는.
  “바비큐는 지역마다 스타일이 다르다. 장작 나무와 소스에 차이가 있다. 나는 남부 앨라배마 출신이라 돼지고기는 사과나무 숯을, 쇠고기는 오크나무 숯을 사용해 훈연한다. 소스는 한국 사람 입맛에 맞게 직접 개발했다. 바비큐 립 요리에는 후추 향이 가득한 달콤한 소스를, 풀드포크에는 새콤하고 톡 쏘는 매운맛의 소스를 쓴다. 사람들의 취향을 반영해 만들어서인지 인기가 많다.”

-미국식 바비큐를 제대로 즐기려면.
  “내가 어릴 때부터 가장 좋아하던 방법은 풀드포크 샌드위치나 슬라이더(작은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먼저 바비큐 플레이트에 함께 나오는 미니 번(작은 햄버거빵) 한쪽에 풀드포크를 듬뿍 넣고, 매콤한 바비큐 소스를 솔솔 뿌린 뒤 아삭한 피클을 잔뜩 넣는다. 콜슬로도 조금 넣어 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손을 이용해 덥석 베어무는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린이들이 라이너스 바비큐를 찾아와 맛있게 먹고 즐거워할 때 정말 행복하다. 미국식 바비큐 레스토랑이 많아져 사람들이 더 많이 즐길 수 있어 기쁘다. 한국 사람에게 질 좋은 바비큐를 더 널리 알리고 싶다. 곧 일산에 2호점을 낼 계획이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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