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전 행장 특혜 의혹 바이오업체 대표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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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으로부터 일감 수주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바이오업체 B사 대표 김씨가 27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 바이오업체 B사 대표 김씨에 대해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에게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김씨는 바이오 에탄올을 상용화할 구체적인 계획이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2012년 2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투자금 명목으로 모두 44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 조사 결과 대우조선해양은 B사와 애초 55억원의 투자계약을 체결했지만, 강 전 행장이 퇴임한 후 투자금 지급을 중단해 모두 44억원만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B사는 필리핀의 10만 헥타아르(㏊) 규모의 바다 양식장과 해조류 대량 양식기술 확보를 전제로 투자를 유치했지만 실제로는 55㏊의 양식장만을 보유했고 해조류 대량 양식기술은 처음부터 실패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오 에탄올 상용화 연구 과정에서 매일 해조류가 20t가 쓰이는데 이 회사는 1년반 동안 44t의 해조류만 사용했다.

대우조선해양 실무진들은 B사의 프로젝트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투자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강 전 행장이 남상태(66·구속기소) 당시 대우조선 사장 등에게 압력을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 대우조선해양과 자회사 부산국제물류(BIDC)는 강 전 행장의 지인들이 주요 주주인 B사에 남상태 전 사장의 지시로 두 번에 걸쳐 총 9억9999만6000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김씨는 또 2011년 5월 주류 수입 판매업체로부터 관계 국가기관을 상대로 관련 사업을 알선하겠다며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특별수사단은 김씨의 알선 혐의와 강 전 행장과의 관련성도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언론인 출신으로 강 전 행장이 이명박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하던 시절부터 인연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