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순국 장소가 '하얼빈'? 박 대통령의 말 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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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장소를 잘못 말했다가 뒤늦게 정정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안중근 의사께서는 차디찬 하얼빈의 감옥에서 ‘천국에 가서도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말했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당시 러시아 영토였던 하얼빈역에서 일본의 초대 조선 통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권총으로 저격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안 의사는 중국의 뤼순(旅順) 감옥으로 끌려갔고 그곳에서 사형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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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기념관 측은 “당시 하얼빈에는 일본의 수감시설이 없었고, 이날 박 대통령이 언급한 유언은 뤼순 감옥에서 사형 집행 직전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안중근 의사의 거사 장소를 숨진 장소로 착각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하얼빈이 아닌 뤼순이라고 정정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틀렸다. 안중근 의사는 하얼빈이 아닌 뤼순 감옥에서 순국하셨다"고 꼬집었다.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안브리핑에서 "제71주년 광복절, 대통령이 보낸 순국선열에 대한 경의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며 "단순한 실수일 수도 있지만 건국절 주장,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 등 현 정부의 그릇된 역사인식과 겹쳐져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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