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직함 60여개. 70억 출자한다 허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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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구속된 최씨가 업계의 「무서운 아이」로 주목을 받게된 것은 최근 국내항공운수사업면허를 교통부에 신청한사실이 알려지면서 부터다.
최씨는 지난6일 교통부에 두툼한 사업계획서를 내고 국내항공 운수사업면허를 신청했으나 4일만인 10일 반려됐다. 당시 최씨는 『교통부가 몇가지 이유를 들어 면허신청서를 반려했으나 반려이유가 전혀 타당치않다』면서『면허를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서류를 보완하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최씨가 교통부에 냈던 사업계획서 내용은 이렇게 짜여져있다.
우선 사업1차연도에는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로 스페이스사로부터 50인승 쌍발기3대를 들여와 KAL이 취항하지 않는 서울∼포항, 대전∼제주등 4개노선에 취항한다는 것이다. 그다음 2차연도에는 4대를 더 들여와 6개노선에 투입, 총10개노선에 취항하겠다는 것이다.
최씨는 교통부에 찾아와 이같은 사업계획을 설명하면서『투자규모에 대해서는 생각처럼 엄청난 돈이 필요하지 않다』 고 제법 사업가다운 안목을 내세우고는 『같이 사업을 하기로 한 10명안팎의 핵심멤버들이 7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는 등 허풍을 떨었다.
최씨는 자신의 사기행각을 뒷받침하기위해 그동안 동남아를 상대로 무역업을 해 이루어진 사업기반으로 지난해11월 국풍상사를 설립했다는 헛소문을 퍼뜨리고 그동안 전자제품·철강·옥수수등을 수출하여 큰돈을 번것처럼 위장했다. 또 국풍상사의 올해수출목표는 1천만달러로 이미 7백만달러어치의 주문을 받았다고 허위실적을 꾸며 견실한 중소기업인것처럼 속였다.
재계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최씨가 혜성처렴 화려하게 등장하자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전력에 대해 궁금증을 가졌으나 그가 K대를 나와 증등학교 교사를 2년간 했다는 정도만이 풍문으로 들려왔을뿐 그외의 사항은 전혀 밝혀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국풍상사에 비치된 최씨의 이력서에는 80년이후 적극적으로 각종 사회활동에 참여해온것으로 꾸며져 있었으며 그중에는 한-아프리카친선연맹명예총재, 학교법인 청담학원후원회장, 잃어버린 민족찾기 운동본부회장, 동서문화개발원회장등이 현직으로 되어있고 이밖에도 60개의 전현직 고문·위원·회장·총재·이사장·원장·대표·단장·사장등의 직함을 갖고있는 것으로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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