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간기업, 2017년 달탐사선 착륙 도전…한국보다 8년 빨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문 익스프레스의 달탐사선 MX-1의 모습. 2017년 발사 예정이다. [Moon Express]

민간 기업의 달탐사 시대가 열린다. 미 연방항공청(FAA)는 우주탐사 민간 기업인 문 익스프레스(Moon Express)의 달 탐사를 승인했다고 4일 밝혔다. 스타트업(신생 벤처) 문 익스프레스는 2017년 로봇 달 착륙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MX-1’이라 불리는 착륙선은 커피 테이블 정도의 크기로 달 표면의 모습을 지구로 중계할 수 있는 방송장비와 태양 전지 등이 달려 있다.

달 탐사는 40년 넘게 미 항공우주국(NASA)에게만 허용됐다. 민간 기업은 지구 궤도 안에서만 탐사선을 발사할 수 있었다. 민간 기업의 달탐사가 허용되지 않았던 건 ‘우주 조약(Outer Space Treaty)’ 때문이다. 1967년 발효된 우주 조약은 달과 기타 천체를 포함한 외기권의 탐색과 이용에 있어 정부가 승인한 기관만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번 발사에 성공할 경우 달을 정복한 최초의 상업 발사선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하지만 민간 기업의 달탐사 시대를 열기까진 넘어야 할 관문도 남아있다. 우선 탐사선 조립을 성공적으로 끝내야 한다. 탐사선 발사에 사용할 로켓도 검증해야 한다.

문 익스프레스가 달탐사에 성공할 경우 구글이 내건 상금 2000만달러(222억원)을 가져갈 수 있다. 구글은 2007년 ‘루나 X 프라이즈’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최초의 달 탐사선에 상금을 내걸었다.

구글이 내건 데드라인은 당초 2012년이었으나 2017년 12월로 연기됐다. 현재는 16개 팀이 달탐사에 도전하고 있다. 이스라엘 비영리 단체 스페이스IL(SpaceIL)가 문 익스프레스의 경쟁자로 꼽힌다. 문 익스프레스가 달 표면을 생중계하면 400만 달러의 보너스도 받게 된다. 문 익스프레스를 창업한 나빈 자인은 “달 탐사를 시도하는 건 그게 돈이 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민간기업의 우주 개발 도전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일런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재활용 로켓 추진체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2018년 화성 무인 탐사에 도전할 계획이다.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조스는 자신이 설립한 로켓 회사 블루오리진을 통해 우주 관광 사업에 도전하는 중이다.

한국은 2020년 달 탐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0년 무인 달 탐사 위성을 띄울 계획이다. 2025년에는 달 탐사선을 착륙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