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김유정 목숨 앗아간 결핵…혹시 나도 걸렸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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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담검사를 통해 염색된 결핵균, 빨간색 부분이 결핵균이다. [질병관리본부]

 
이화여대 목동병원에 이어 삼성서울병원에서 간호사의 결핵 감염이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삼성서울병원 소아암 병동에 근무하는 간호사(27)가 건강검진에서 전염성 결핵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한국은 결핵 후진국이다. 결핵 관리에 있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에서 가장 뒤쳐진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2015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 당 전체 환자수는 80.2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3만2161명의 새로운 결핵 환자가 발생했다.

의료진 결핵 감염이 잇따르는 가운데 결핵 감염 여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대체로 기침과 가래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결핵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결핵 진단은 객담검사, 흉부방사선 촬영 등으로 나뉜다. 객담은 우리말로 가래다. 객담검사는 결핵을 진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결핵균 검사는 가래나 위액뿐만 아니라 복수, 채취한 병변 조직, 대소변 등으로도 이루어진다. 가래나 혈액 등 체액을 유리판 위에 얇게 펴 바른 뒤 염색을 해 현미경으로 관찰한다.

하지만 결핵균은 다른 병균들에 비해 증식 속도가 매우 느리다. 면역세포의 공격에 매우 잘 적응해 잠복하는 경우도 있어 가래를 균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에서 키워 검사하기도 한다. 객담배양검사를 통해 결핵균 여부를 확인하는데 보통 2~8주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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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결핵 환자 발생 추이.

또 다른 검사방법은 흉부 방사선 촬영법이다. 가슴 부위의 X선 사진을 촬영해 폐결핵 여부를 진단하는 방법이다. 흉부 방사선 촬영에서 나타나는 음영을 관찰하면 결핵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폐결핵과 다른 폐질환을 감별하기 위해선 객담검사를 시행해 결핵균이 배출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객담검사는 필수적인 검사다.

결핵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 등장한 건 1950년대 무렵이다. 결핵균과 맞서는 약물이 개발되기 전까지 결핵환자들은 깨끗한 공기가 있는 시골에서 요양했지만 치료 효과는 없었다. 시인 이상과 소설가 김유정은 결핵으로 서른을 넘기지 못하고 요절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현재는 결핵균을 죽이거나 성장을 막을 수 있는 항결핵제가 개발돼 꾸준히 복용하면 완치 가능하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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