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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승부조작·도박에 얼룩진 프로야구, 일벌백계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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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프로야구 선수들이 승부조작과 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승부조작 방법이 과거보다 다양해지고 대담해진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가장 공정하고 깨끗해야 할 스포츠 경기가 이렇게까지 검은돈에 얼룩졌다니 어이가 없다.

어제 창원지검 특수부는 돈을 받고 승부조작을 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 투수 이태양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은 현재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 문우람을 군 검찰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이태양은 지난해 ‘1회 실점’ ‘1이닝 볼넷’ ‘4이닝 오버’ 등 브로커의 주문에 따라 승부조작에 가담해 2000만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승부조작이 성공한 지난해 5월 경기로 NC의 8연승이 중단됐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문우람은 먼저 승부조작을 제안하고 이태양과 브로커를 끌어들였다고 검찰은 말했다. 또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해외 원정도박 등 상습도박 혐의로 삼성 라이온즈 투수 안지만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등 선수 도박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번 승부조작의 경우 2012년 사건보다 조작 방법이 다양해졌고, 선수 제안으로 이뤄졌으며, 수수 금액도 커졌다는 사실이다. 당시 KBO는 ▶상시 모니터링 체제 구축 ▶신고자 포상 및 처벌 감면제 도입 등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KBO 대책의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KBO는 어제 “최근 법 위반과 일련의 품위 손상 행위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또 “사법적인 결과에 따라 실격 처리 등 일벌백계의 엄정한 제재를 가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프로야구는 팬들의 사랑과 성원으로 국민 스포츠로 성장해 왔다. 그라운드가 계속 불법에 오염된다면 팬들에게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검찰은 스포츠 정신을 농락하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다. KBO와 구단들은 해당 선수들을 야구계에서 퇴출시키는 등 강력한 징계와 함께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