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국 지부, 7개국 비밀조직’ 주장한 IS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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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중동·북아프리카를 넘어 유럽·아시아에까지 뻗어 있는 조직 현황을 공개했다.

‘국가 선언’ 2년 맞아 조직도 공개
최근 1~2년 테러 지역과 겹쳐

IS는 지난달 29일 자신들의 선전매체인 아마크통신에 ‘2014년 6월 29일 칼리파 ‘국가 선언’ 이후 2년간 IS의 확장’이란 제목의 조직도를 발표했다. 조직도에 따르면 IS는 실질적 거점인 시리아와 이라크를 포함해 전 세계 19개국에 본부와 지부, 비밀조직을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주요 관리 지역(Area of major control), 중간 관리 지역(Area of medium control), 비밀조직 지역(Area of covert unit) 등 세 단계로 구분된다.

주요 관리 지역은 IS의 중심 근거지인 시리아와 이라크다. IS는 2014년 6월 초 이라크 최대 유전지역인 모술을 점령한 뒤 같은 달 29일 칼리파 국가 수립을 선포했다. 29일은 이슬람 단식 성월인 라마단 첫날이었다. IS는 “이슬람교 창시자이자 알라의 마지막 예언자인 무함마드가 세운 이슬람 국가를 재현하겠다”며 IS의 뜻에 따르지 않는 이들을 적으로 규정했다. 7월엔 시리아 라카를 점령했고 이후 수도로 삼고 있다.

시리아·이라크가 IS 본부라면 중간 관리 지역은 일종의 지부 개념으로 추정된다. 이집트·리비아·예멘·아프가니스탄·소말리아·필리핀·니제르·나이지리아·체첸·다게스탄 등 10개국이다. 정국이 불안정해 각종 무장단체가 활개치고 크고 작은 테러가 끊이지 않는 국가들이다.

마지막으로 비밀조직이 있는 지역은 터키·프랑스·방글라데시·사우디아라비아·알제리·레바논·튀니지 등 7개국이다. IS가 유럽·아시아까지 세력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들 국가는 1~2년 새 IS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힌 테러가 발생한 곳과 겹친다고 영국 미러지가 보도했다. 2015년 1월 프랑스 시사만평 잡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12명 사망), 6월 튀니지 휴양지 호텔 총기 난사(38명 사망), 11월 프랑스 파리 자폭테러 및 총기 난사(130명 사망), 이번 방글라데시 테러 등이 그 사례다. IS가 직접 조직도를 정리해 발표한 건 이례적이다.

영국 정보당국 간부는 조직도 공개에 대해 “단순한 선전물로 해석해선 안 된다”며 “IS 조직이 글로벌화하고 있으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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