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슬롯머신 게임, 불법게임장에 등장한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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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이용이 가능한 스마트폰용 슬롯머신 게임을 만들어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은 후 불법게임장에 유통시킨 개발·유통업자 등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게임개발·유통업자 김모(53)씨를 구속하고 브로커 유모(5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또 유씨로부터 사행성 게임을 공급받아 불법게임장을 운영한 석모(45)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스마트폰용 슬롯머신 게임 ‘NEO백경’을 개발한 후 사행성 게임으로 개조해 지난해 12월 평택의 한 불법게임장에 유통시켜 최근까지 44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그는 지난해 9월 NEO백경이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자 “합법적인 게임으로 단속되지 않는다”고 유통에 나섰다. 사용자가 무료로 포인트를 충전해 이용할 수 있던 NEO백경은 개조를 통해 1만원당 1만 포인트 충전, 30~120%까지 승률조작 등이 가능해졌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김씨는 온라인상에 불법게임장 관리자 페이지를 별도로 개설한 후 원격조정을 통해 불법게임장 내 기기에 포인트를 충전해주고 매출 1억원당 70만~100만원을 입금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게임장이 단속되면 관리자 페이지를 삭제하는 방법으로 추적을 따돌렸다.

석씨는 김씨로부터 제공받은 게임을 이용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불법게임장을 운영한 혐의다. 석씨의 불법게임장은 외견상 PC방이었다. 경찰은 김씨가 불법 사행성 게임 개발·유통총책으로 활동한 점으로 미뤄 추가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다.

수원=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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