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사진관] 지하철 '여성배려칸' 첫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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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첫 시범 운행에 들어간 부산지하철의 `여성 배려칸`. 송봉근 기자

부산교통공사가 도시철도 1호선에 여성들만 탈수 있는 '여성 배려칸'을 지정하고 22일 오전 첫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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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여성직장인들이 여성 배려칸으로 탑승하고 있다. 부산=송봉근 기자

여성 배려칸은 부산도시철도 1호선 각 열차 8칸 중 1칸(5호차)에 마련됐고, 오는 9월 21일까지 3개월간 출·퇴근(오전 7~9시,오후 6~8시)시간대에 운영된다. 시범 운행 첫날인 오전 8시.등교하는 여학생들과 직장 여성들이 여성 배려칸이 있는 5호차 승차장에 줄지어 섰다. 다른 승차장에 비해 5호차가 들어서는 곳에는 여성 승객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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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승객들이 여성 배려칸에 앉아 있다. 부산=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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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여성 배려칸에 앉아 있다. 부산=송봉근 기자

경광등을 든 공사직원들이 승차장에서 여성 배려칸 운행을 알리고 있었지만 열차가 출발하는 순간 올라타는 남성 승객들의 탑승을 막지는 못했다. 지하철이 달리는 동안 객실에서는 여성 배려칸 시범 운행에 대한 안내방송이 반복됐다. 방송을 들은 일부 남성들은 다른 칸으로 옮겨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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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최승희(가명·27)씨는 "복잡한 출근길에 남성들 눈치보지 않고 갈 수 있어 좋은 것 같다"며 여성 배려 칸의 운행을 반기는 것과는 달리 50대 회사원 김광노 씨는 "일부 부도덕한 남성들로부터 여성을 보호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모든 남성들을 혐오의 대상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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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 서울지하철에 마련된 임산부 전용 좌석에 한 남성이 앉아 있다. 최승식 기자

서울지하철에도 이와 유사한 '임산부 배려석'이 운영되고 있다. 부산 지하철과 같이 여성 전용칸은 아니지만 지하철 바닥과 의자를 핑크색으로 칠해 임산부 전용석으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핑크 좌석에 대한 홍보 부족으로 잘 운용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부산교통공사는 "3개월간 시범 운영한 뒤 설문조사 등 시민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여성 배려칸의 정식 운영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글=송봉근·김상선 기자 , 사진=송봉근 기자 song.bong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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