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전세 대신 위례서 내집 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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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는 위례신도시에 4월 입주를 시작한 위례 센트럴 푸르지오 전경. [사진 대우건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사는 정모(43)씨는 다음달 위례신도시로 이사한다. 이사를 결심한 건 현재 살고 있는 84㎡(이하 전용면적) 아파트의 전셋값이 2년새 1억8000만원이나 오르면서다. 2년 전 재계약 때도 1억6000만원이 올라 대출을 받아야 했는데 또 다시 대출을 받기는 부담이 너무 컸다.

하반기 4000가구 입주 예정
웃돈 붙었지만 87㎡형이 7억대
한꺼번에 입주, 전세물건도 많아
초기엔 편의시설 불편 감안해야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 전셋값은 8억3000만원. 하지만 위례신도시 87㎡형의 매입가는 이보다 싼 7억8000만원이다. 분양가보다 1억원이 올라 망설였지만 금융 비용을 따져보니 계속 전세를 사는 것보다 부담이 적었다. 정씨는 “같은 송파구라 생활권에 큰 차이가 없고 이사 다닐 걱정 없는 내 집이라 안정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가 서울 강남권 대체 주거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입주가 시작된 후 찾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분양가에 ‘억대’ 웃돈이 붙었지만 아직까지는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 수준이다. 입주물량도 넉넉하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8000여 가구가 입주했고 하반기에만 4000여 가구가 집들이할 예정이다.

위례박사공인 김찬경 사장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전셋값도 비싸지만 전세물건 자체가 없다”며 “입주 1년이 되면서 마트 등 생활편의시설이 생기기 시작하니 강남 대신 살 집을 찾아보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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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분양 당시 최고 수백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인기 단지가 줄줄이 입주한다. 대개 중심상업지구가 가깝고 호수를 끼고 있어 신도시 내에서도 입지가 좋은 편이다. 분양가에 평균 7000만~1억원의 웃돈이 붙었다.

10월 입주예정인 위례자이 101㎡형은 지난달 7억8000만~8억원에 거래됐다. 분양가(6억8000만원)에 1억2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위례호반베르디움 98㎡형(12월 입주)도 8000만원 올랐다. 부동산114 이미윤 책임연구원은 “분양가에 비해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강남3구 평균 아파트값보다는 여전히 3.3㎡ 600만원 이상 싸다”고 말했다.

한꺼번에 입주물량이 쏟아져 전세물건도 많다. 대개 전체 가구수의 절반 정도가 전세로 나오기 때문이다.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평균 50% 수준으로, 서울 평균(74%)보다 훨씬 낮다. 94㎡형이 4억~4억3000만원, 101㎡형이 4억3000만~4억5000만원 선이다.

다만 당장은 교통·생활편의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는 않았고 곳곳의 공사현장에 나오는 소음과 먼지에 생활이 다소 불편할 수 있다. KB국민은행 임채우 부동산전문위원은 “혁신학교 지정, 지하철 8호선 우남역 개통(내년 예정) 호재가 있어 앞으로도 찾는 사람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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