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회 간 유일호…더민주 60분 → 새누리 25분 → 국민의당 40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기사 이미지

유일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국회를 찾았다. 여야 3당 원내지도부를 만나 중요 법안 처리를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여소야대 시대의 협치 풍경
“규제프리존법 사실상 쟁점 없어
서비스·노동4법도 통과시켜달라”

눈길을 끈 건 유 부총리의 3당 방문 순서였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을 가장 먼저 찾았다. 이어 ‘친정’인 새누리당에 들렀고, 마지막으로 국민의당을 찾았다. 유 부총리 측은 “20대 국회에서 제1당(123석)이 된 더민주에 대한 예우로 봐 달라”고 설명했다. 여야의 달라진 위상은 환담 시간에도 나타났다. 유 부총리는 더민주에 1시간, 국민의당에 40분간 머물렀다. 새누리당엔 불과 25분 동안 있었다.

이날 오전 9시30분 더민주를 찾은 유 부총리는 박완주 신임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해 전임인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29일까지 임기)도 만났다. 유 부총리의 대화 시간은 ‘박완주 25분’ ‘이춘석 10분’이었다. 신임 정책위의장인 변재일 의원을 25분간 예방한 것까지 포함하면 총 1시간 동안 더민주 원내지도부와 회동한 셈이다.

유 부총리는 박 원내수석부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1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굉장히 센 자리다. 책임이 많다는 것이기도 하고”라며 치켜세웠다. 이에 박 수석부대표도 “제가 예결위도 해봐서 알지만 장관님이 수퍼갑이다. 제가 진짜 존경하는 분”이라며 “1당으로서의 책임감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 28년 만에 ‘(원 구성) 법정기일을 지키자’는 게 화두”라고 화답했다.

회동 후 유 부총리는 기자들에게 “(노동법 처리는) 웬만하면 19대에서 하고, 안 되더라도 20대에서 잘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노동4법(근로기준법·파견법·산재보험법·고용보험법)에 대한 통과가 19대 국회에선 처리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듯한 뉘앙스였다.

유 부총리는 곧바로 박 수석부대표의 전임자인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와도 만났다. 더민주의 경우 5월 국회의 협상권한을 전임 원내지도부가 쥐고 있기 때문에 이 수석부대표가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유 부총리는 “규제프리존특별법은 사실상 쟁점이 없다고 본다. 서비스발전기본법이나 노동법이 19대 쟁점 법안이지만 통과시켜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수석부대표는 “ 당내에서 논의하고 새누리당과도 잘 얘기하겠다”면서도 “정리가 필요한데, 실질적으로 잘 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유 부총리는 변재일 정책위의장을 만나선 “20대 국회는 여소야대이기 때문에 정부가 미리 이렇게 와서 설명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다”고 협조를 요청했다.

이후 새누리당을 찾아 원내지도부와 25분간 비공개 회동을 했다. 회동에 앞서 유 부총리는 “법안 통과를 위해 야당과 협의를 잘해 달라는 부탁을 간곡히 하기 위해 왔다”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노동개혁 4법 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내 3당으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와 차례로 만났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유 부총리에게 “경제와 민생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정부가 정직하고 책임 있게 정치를 해 나간다면 저희도 나름대로 협력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일훈·위문희·안효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