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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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10면

죄없는 천한 육신 작신 맞고 딩굴어도 유배지 설움인양 칼바람에 밀려났지
지난날 응어리진 한 풀지못해 울먹인 땅.
사자산과 재암산이 몸을 일으켜 세우는 날 문기방 이계집 속 잠든 혼을 깨우노니, 사꾸라 흘날린 오월 탐진강은 눈물이다.
위백규의 환영지에 몸을 세운 5천 초민 환호와 절규속에 조선 낫은 무디었다 이방언 불호령 앞에 넓게 열린 하늘목.
동지 섣달 초닷새 유치땅을 밀고 드는, 동학난 석대 피밭 마지막 태운 불꽃 관군의 양총에 맞아 가지산도 누웠나니.
질속에 씨를 넣듯 으뭉이는 양반나리 떨려 우는 징처럼 눈 먼 욕망 채워놓고 꽃낚대 장줄을 풀어 탐진강도 낚았다.

<약력>
▲1941년 전남장오군용산면출생▲72년 『월간문학』 신인상수상▲72년 『시조문학』 추천완료▲시조집 『과정』 (79)· 『신을끄는 보름달』 (85년) 간행▲광주송원고교교사
※주▲문기방:의병장 ▲위백규:우리나라 최초 세계지리서겸 팔도지리서『환영지』(1758)편찬 ▲이방언:동학난주동자(용산면 묵촌리출생) ▲석대:동학난 최후격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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