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 빠르게 성장…한국과 차이 점점 좁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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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공한증(恐韓症)이 유효할 겁니다. 한국 축구는 강하고, 중국은 여전히 갈 길이 멀지요. 하지만 차이는 점점 좁혀지고 있어요. 가르친 걸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중국 선수들을 보며 보람을 느끼지만, 때로는 두렵기도 합니다. 중국 축구는 생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홍명보 항저우 뤼청 1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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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47·사진) 항저우 뤼청(杭州 綠城) 감독이 중국 프로축구팀을 맡은 건 무한한 성장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줬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 축구의 투자 대비 효율이 낮은 이유를 ‘지도자와 시스템 부재’에서 찾았다. 깊이 있는 전술 개념을 가르치는 지도자가 부족하고, 선수 관리가 부실해 힘들게 키워 놓은 유망주들이 쉽게 망가진다는 설명이다.

홍 감독은 “경기 직전 회를 먹고 배탈이 나 못 뛰는 선수를 봤다.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담배를 피우는데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다”면서 “항저우에 부임한 이후 선수의 발굴과 육성 못지 않게 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홍 감독은 항저우 1군 코칭스태프를 다국적군으로 꾸렸다. 일본인 오노 다케시 수석코치를 중심으로 가오셩 코치와 왕준 코치(이상 중국), 조광수 코치(한국), 즈드라브코 즈드라브코프 GK코치(불가리아), 브루누 이나하 피지컬 코치(브라질)가 함께 한다. “다양한 조언을 듣고 싶었다”는 그는 “중국 선수들은 체격조건이나 운동 능력에서 한국보다 월등하다. 문제는 집중력과 목표 의식이다. 선수들의 생각을 존중하면서도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말했다.

항저우=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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