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국회 움직임 본격화…새누리 8일 당정, 더민주 특위 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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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손상을 일으켜 사망까지 이르게 한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자 구제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회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5일 "20대 국회에서 가습기 살균제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당 ‘가습기 살균제 대책 특위’ 양승조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ㆍ국민의당과 협조해서 국회에 진상 규명과 문제 해결을 위한 특위를 설치하고, 관련 정부기관을 소환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특위에서 다룰 문제로 ▶2012년 피해자 고소 이후 검찰이 사건을 방치한 문제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법상 관리대상 공산품이었음에도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점 ▶질병관리본부가 동물흡입실험에서 이상소견이 없다고 것 ▶서울대ㆍ호서대 등이 연구용역 결과를 왜곡해서 제출한 것 등을 예시로 들었다.

양 위원장은 또 “가습기 살균제를 포함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화학물질 관련 피해자 구제를 위한 ‘화학물질피해 구제법(이른바 옥시법)’을 제정하고 '화학물질피해구제기금'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청문회에 대해서는 “특위에서 논의한 뒤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서로 논의해야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특위 간사를 맡은 이언주 의원은 “이미 발의한 관련 법안은 그동안 새누리당의 소극적 태도와 정부의 반대로 해결되지 못했다”면서 “노력은 하겠지만 시간이나 물리적 상황을 볼 때 19대 국회 내에서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의 새 원내지도부는 8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 대책을 논의하는 당정협의회를 연다. 당에서는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국회 관련 상임위 간사가 참석한다. 정부에서는 윤성규 환경부 장관과 기획재정부ㆍ산업통상자원부ㆍ보건복지부 각 차관이 참석해 피해 현황과 보상 대책을 보고한다.

이 자리에선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제정 문제와 미세먼지 관련 중ㆍ장기 대책도 다뤄질 예정이다. 앞서 김정훈 전 정책위의장은 “피해보상특별법을 제정해 정부가 우선 피해보상을 해주고 나중에 옥시 등에 구상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1일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태에 대해 환경부의 현안 보고를 받는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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