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부산·경남] “바다 매립해 공항 건설하는 건 창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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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정책연구소 허종 고문

허종(61·사진) 한국항공정책연구소 고문은 교통개발연구원 항공연구실장 등 27년간 항공분야에서 일한 전문가다. 그는 “영남권 신공항은 안전·활용성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 한국항공정책연구소 허종 고문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입지선정은.

“90% 정도 객관적일 것 같다. 인기투표나 정치적 판단배제하고 순수하고 전문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외국 용역회사에 맡긴 거다. 여러 곳에서 정치적 영향 미치려고 하겠지만 이번에는 독립적·전문가적 판단에 따라 결론날 것이다.”

-우려는 없나.

“신공항은 일반인·정치인·시민운동가 등 여러 시각에서 본다. 전문가 평가보다 이런 상식적 평가가 개입하면 엉뚱한 결론날 수 있다. 2012년 백지화 때 자문단 풀이 있었는데, 항공전문가는 30%밖에 안됐다. 인기투표 하듯 해 양비론으로 필요 없다는 결론이 난 것이.”

-가덕·밀양을 비교하면.

“산으로 싸여있는 밀양에서 비행기 이·착륙하려면 산봉우리 절개 등 많은 공사해야 한다. 깎아낸 흙을 운반하는데도 돈 많이 든다. 밀양은 멀쩡한 농지 없애는 거지만 가덕도는 바다 매립해 새 공항 만드는 거다. 똑같은 비용이 들면 한쪽은 창조, 한쪽은 파괴다.”

-대구 등에선 ‘항공학적 검토’를 주장한다.

“김해공항을 항공학적으로 검토하면 남쪽에서 착륙할 때는 문제없지만 북에서 남쪽으로 접근하려면 신어·돗대산이 있어 접근이 어렵다. 2002년 4월 중국민항기 추락 사고와 최근 중국 남방항공기가 여러 차례 착륙을 시도하다 서울로 간 건 그 때문이다. 홍콩 첵랍콕 공항도 항공학적으론 착륙할 수 있지만 실제론 비행기가 기우뚱거리며 착륙하는 걸 유튜브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신공항 부지 선택 때 이리저리 돌아가면 착륙 가능하다는 항공학적 검토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공항 접근성·활용성 측면은.

“접근성은 지도의 한가운데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공항을 많이 이용하는 도시 인구가 얼마냐, 즉 무게 중심이 중요하다. 김해공항 이용객은 부산시민이 80%다. 이용객 많은 지역에 가중치를 계산한, 그 중심지로 접근성을 이해해야 한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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